"공무원 단체협약 79.5%, 노동관계법 등 위반"

노동부 "위법사항 시정명령 등 적극 조치.. 기관별 분석 정례화"

지난 2006년 공무원노조법 시행 이후 체결된 공무원 단체협약의 상당수가 관련 법률을 위반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최근 전체 공무원 단체협약을 분석 결과, 전체 112개(2008년말 기준) 중 89개(79.5%)가 노동관계법 또는 공무원법 등을 위반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들 협약에 포함된 전체 1만4915개 조항 가운데 3344개(22.4%)가 위법·비교섭·부당 등 불합리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유급 노조전임자 인정 ▲노조활동에 대한 경비 원조 ▲근무시간 중 단체복(조끼 등) 착용 ▲노조 가입금지 대상자의 가입허용 등이 주요 '위법' 사항으로 지적됐으며, 공무원노조법상 '비교섭(교섭 금지 대상)' 사항에 해당되는 ▲승진심사위원회에 노조가 추천한 위원 지명 ▲법령ㆍ조례ㆍ규칙 제ㆍ개정시 노조와의 사전 협의 등의 내용이 분석대상 협약 조항 중 17.1%(2554개)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동부는 "노조의 일방적 통보로 근무시간 중 조합원의 각종 행사ㆍ회의 참여 등 제한 없는 노조활동을 보장하는 경우처럼 노사간 교섭대상에 해당하지만 사회통념상 그 내용 및 정도가 과도한 것으로 판단되는 '부당' 사항도 2.2%(325개)나 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에선 기초자치단체나 시ㆍ도 교육청의 단체협약 내용에 불합리한 사항이 포함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부산교육청(49.6%), 보성군(43.2%), 광양시(38.6%), 해남군(37.3%), 경남교육청(36.1%), 마산시(35.2%) 등의 순이었다.

광역시 중에선 부산광역시가 25%로 가장 높았다.

노동부는 이 같은 공무원 단체협약 중 위법사항에 대해 향후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시정명령 및 불이행시 처벌 등의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

아울러 부당 또는 기타 불합리한 사항에 대해선 노사 당사자간 자율 개선을 촉구하고 차기 교섭시 의제에서 제외토록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채필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국장은 "그동안 노조의 무리한 교섭요구와 기관 측의 전문성 부족, 그리고 기관장의 정치적 고려에 의한 무원칙한 대응 등이 공무원 단체협약상의 불합리한 관행을 만든 주요 원인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론 매년 기관별 단체협약 분석을 정례화해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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