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전략]모멘텀없는 증시..김칫국 마셔서는 안될 때

코스피 지수가 미국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강세 행진을 이어가며 비동조화 현상을 뚜렷이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1600원대에 대한 고점 인식이 확산되고, 이로 인해 오버슈팅 됐던 환율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지수 반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의 안정은 비단 지수에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환율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종목의 움직임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동안 원달러 환율 수혜주로 부각되었던 IT와 자동차 관련주가 조정을 보였고, 반면 은행이나 항공, 전력 등 외화부채가 많거나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피해를 보았던 업종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11일 110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박스권 장세, 즉 시간을 연장하는 지리한 국면이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뚜렷한 모멘텀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1200선 이상을 바라보기는 이른 시점으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을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최근 주식시장의 강세흐름은 본격적인 펀더멘털의 개선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부분적인 모멘텀 변화에 반응하는 빠른 순환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경기지표의 개선에 기대어 기계, 철강, 조선업종의 강세와 원화약세에 따른 IT, 자동차 등 일부 수출주의 강세, 정부의 신성장동력 정책추진에 힘입어 LED, 풍력, 바이오 등 일부 중소형주의 강세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다. 전일에는 낙폭과대 및 환율하락에 따른 BIS비율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주의 강세가 시장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순환매 양상은 뚜렷한 경기의 변곡점이 나타나지 않거나 시장을 주도할 확실한 모멘텀이 없는 공백기에 주로 나타난다. 더구나 최근과 같이 글로벌증시와 디커플링이 발생하는 국면에서는 투자패턴을 긴 호흡으로 가기엔 적당치 않은 상황이어서 더욱 순환매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달러환산KOSPI가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아직 투자심리를 자극할 만한 모멘텀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선진국 증시는 저점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디커플링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더구나 올 들어 중요한 지지선 역할을 하였던 1100p선이 지척이어서 단기적인 차익실현 욕구가 나타날 시점이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다소 보수적인 스탠스는 유지하되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단기 모멘텀과 순환매를 이용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은 계속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단기적 관점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도포지션 청산과 프로그램 차익매수 유입가능성을 감안했을 때 12일 '쿼드러플위칭데이'까지는 지수관련주의 상대적 강세, 개별종목 주가의 단기 조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증시가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주 강세가 지속성을 나타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미국 증시가 바닥을 잡을 때까지는 개별 종목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 급락의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는 은행, 에너지, 여행, 운송주와 프로그램 매수 유입이 기대되는 시가총액 상위종목, 3월 배당 기대감이 형성된 증권주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급등했던 글로벌 정책수혜 테마주의 경우, 테마와 관련된 이익창출 능력, 테마 내 상대적 밸류에이션 매력에 근거해 충분한 매물 소화과정을 거친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KSOPI는 역사적 저점을 기록중인 미국증시와는 모양새가 영 딴판이다. 차별화의 근거는 환율 과 수급에서 비롯된다. 먼저 환율은 1600원선에서 단기고점 인식이 강하다. 물론 고환율 추세가 아예 꺽인 것은 아니다. 동유럽 디폴트 리스크와 미국 금융불안이 건재해 역외 매수를 얕볼 수 없고, 3월 중 만기도래하는 100억달러 외채와 관련 내부적으로도 수급우려를 지울 수 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외환보유고 적극적 해명과 국내은행 해외차입 성공사례 등은 환율안정에 보탬거리이다. 환율이 진정된 이상 외국인도 굳이 공격성을 드러낼 이유가 없다.

한편 수급의 키를 거머쥔 프로그램 매매 여건도 우호적이다.외국인 누적선물매도가 아직 과다 한 편으로 환매수 가능성이 남아 있고, 여기에 매수 차익잔고와 매도차익 잔고는 각각 저점과 고점 수준으로 외견상 매수우위 가능성이 높다. 환율 스트레스 경감에 프로그램 매수 우위 가능성이란 옵션이 더해진 셈이다. 다만 지수 1100선을 앞둔 만큼 1000선 초반에서 매수에 나섰던 투자가라면 무리수(추격매수)를 두지 말고, 매도시점 한템포 유보가 나을 것이다. 동시 만기라는 단기승부에서 야구로 치자면 공격보다 지키는 야구가 승산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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