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야! 반갑다" 원·달러 장중 60원 이상 급락

장중 배당 관련 매물, 역외 매도세가 하락 주도..1500원선 붕괴 여부가 관건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한지 2주만에 처음으로 30원 이상 급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무려 60원 이상 벌어졌다.

이처럼 환율이 하루만에 30원 이상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16일 34원이 급락한 후 2개월여만에 처음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7.5원 내린 151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54.0원에 상승한 채 거래를 시작해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1561.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장중 비자카드 배당금 관련 달러 매물과 함께 차익실현성 역외 매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장중 하락반전, 오후에는 1500.0원까지 하락했다.

특히 이날 달러 공급 쪽 이슈가 많이 나오면서 환율 하락 쪽으로 무게를 실었다. 시장 참가자들도 롱 위주의 대처보다 1550원대 이상에서는 고점인식과 함께 매물을 내놓는 등 수급에 의한 자율 조정에 호응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결제수요로 지지될 줄 알았던 레벨이 차례로 롱처분과 숏 포지션으로 빠진데다 역외 달러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환율이 자율적으로 조정되는 모습이었다"면서 "1550원대 후반에서 역외 매물이 나오며 1500원 중심으로 하방 경직성을 보인 만큼 NDF에서 환율이 1400원대로 진입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날은 배당금 매도 수요가 나왔지만 이번주부터 외국인 주식 관련 배당금으로 매수 수요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하락 쪽으로 방향을 틀기에는 남아있는 달러 수요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포스코가 최근 일부 배당물량을 나눠서 매수하고 있다는 설도 있는데다 이번주부터 외국인 배당 관련 매수세가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배당액은 총 2조8130억원 정도. 지난해보다 40% 이상 감소했지만 현재 환율로 환산해도 18억달러 정도 규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 배당 관련 달러 수요 뿐만 아니라 수주 취소 가능성이 보이는 조선소 관련 매수세도 718억달러로 이중 선수금 20%를 빼고 헤지한 부분의 60%를 보면 대략 335억달러가 최대로 발생 가능한 달러 수요"라면서 "현재 1600원 단기 고점은 확인했으나 이후 1500원에서 1560원 사이에서 오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도 "이 정도 레벨이 고비가 될 것"이라며 "1480까지 뚫리면 단기적으로는 고점 형성했다고 보겠지만 역외 매도세에 비해 역내 업체들은 아직 매수 우위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1500원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날 "1400원에 구축해놨던 롱을 털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대거 손절매도 내지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환율이 급격히 빠졌다"면서 "오전에 비자카드 배당 물량, 손절물량이 어우러지면서 예상보다 많이 하락했지만 1500원선이 지켜지면 바닥을 다진 후에 방향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환율도 급락했지만 결제 수요는 꾸준히 나오는 등 아직은 1500원대라는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하락으로 방향을 바꾸려면 조금 더 지켜볼 필요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하락한 채 개장한 후 상승 반전해 20.47포인트 오른 1092.20을 기록했다.

아울러 오후 3시 35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98.43엔으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535.7원으로 각각 하락하고 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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