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도 日정부에 SOS.. GM과는 차원달라"

도요타에 이어 혼다까지 일본 최대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일본 정부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혼다는 미국 내 자동차론 사업에 충당하기 위해 일본 정부에 자금지원 요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의 자금지원 요청 소식은 도요타가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에 2000억엔의 자금 지원을 요청한지 하루만에 불거져 나와 그 동안 자금난에 시달리면서도 업계의 눈치만 살펴온 일본 자동차 업계의 고통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자동차 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해온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세계적 불황에 따른 신차 수요 침체로 대규모 손실을 예상하고 실적 전망을 낮추는 한편 자금 조달도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 신용시장의 경색으로 이들 일본 자동차 업체는 현지에서의 달러화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세계적 불황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 틈을 타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의 자동차 구입자에게 대출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실적악화로 자금이 바닥난 상황에서 현지 금융기관들이 재무상태가 탄탄한 기업에도 대출을 꺼리고 있어 자금 조달처를 잃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국책은행인 JBIC를 통해 달러화 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지원하는데 50억달러를 외환보유고에서 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JBIC는 혼다와 도요타에 자금을 내어줄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닛산, 마쓰다, 미쓰비시 등도 정부에 자금 지원 요청을 고려하고 있어 50억달러 한도 내에서 자금이 기업마다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는 예상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도요타 혼다와 같은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GM 크라이슬러처럼 정부의 지원만 쳐다보고 있는 신세로 전락하긴 했지만 사정은 전혀 다르다고 지적한다.

오카산 증궈의 애널리스트인 이와모토 야스아키는 "GM과 같은 미 자동차 메이커들은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자존할 수 없지만 일본 메이커들은 단지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에서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차별화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