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연예인 급증…得과 失은?


[아시아경제신문 박건욱 기자]새 학기를 맞아 가수와 개그맨, 연기자들이 속속 대학 강단에 서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30대 전후반의 젊은 연예인 겸임교수들이 지성의 전당인 상아탑으로 몰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탤런트 이인혜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한국방송예술종합학교 방송연예탤런트 학부에 겸임교수로 임용, 지난달 27일 진행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며 교수로서의 역할을 시작했다.

그는 첫 수업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는가 하면, 매일 여러 자료들을 정리하며 학생들을 만날 준비를 해왔다는 전언이다.

고려대 언론대학원 석사 과정을 준비 중인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학생들에게 강의를 통해 17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연기 노하우를 전달하겠다는 각오다.

가수 옥주현 역시 2009학년도 1학기부터 경기도 성남 동서울대학 공연예술학부 겸임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창실기와 뮤지컬, 두 과목을 강의한다.

'아이다' '캣츠' 등의 뮤지컬에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한 옥주현은 2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는 '시카고'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옥주현은 "아직 교수라는 이름이 낯설고 내 자신이 부족하게만 느껴지지만 지난 11년간의 활동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생생한 현장 경험을 그대로 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교수로 임용된 소감을 밝혔다.

이런 20대의 연예인 교수들 외에도 남희석, 박둘선, 박지헌 등 이번 학기부터 교수로 나서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남희석은 이번 학기부터 경북 경산에 위치한 대경대학교 방송MC과 전임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송MC 진행실기, 아이디어 개발론, 코멘트론 등을 강의할 예정이다.

모델 박둘선은 지난해 10월 창신대학교 모델과 교수로 임용돼 올해 학생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평소 후학 양성에 관심이 많았은 박둘선은 "이제는 내가 가진 재능이나 노하우를 후배들을 위해서 나눠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모델을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 나름의 이론을 함께 가르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그룹 V.O.S의 리더 박지헌도 이번 학기부터 자신의 모교인 대전 우송정보대학 예술학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로 임용돼 '가창실기 및 공연리사이틀'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순재, 임성민, 노주현, 김종석, 박준형, 이영자 등 연기자나 개그맨, 가수들은 각 대학에서 연기, 개그, 실용음악 등을 가르치고 있거나 가르친 경험이 있다.

이같이 연예인 대학교수의 임용이 늘고 있는 이유로 연예인의 명성을 이용해 대학교 홍보를 할 수 있다는 점과 학생들에게 이론에 실제 현장경험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더한 생생한 강의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교수로 나서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우선 실력도 검증되지 않은 젊은 연예인 교수를 무분별하게 영입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연예인들은 대학교수가 '주업'이 아닌 '부업'인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강의가 이루어질 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연예인으로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내며 강의를 준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강의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면 그만큼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솔직히 연예인 본업과 교수직 겸임이 쉽지는 않다"며 "후배를 양성하겠다는 연예인들의 열정은 물론, 소속사측의 배려 역시 필요할 것"고 말했다.

준비돼 있지 않은 연예인 교수들의 임용남발은 결국 대학과 학생, 해당 연예인들에게까지 피해가 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연예인 모두의 자각이 필요할 것이다.

박건욱 기자 kun11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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