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운운은 되려 역풍 우려도
미디어법 직권상정을 두고 친정인 한나라당의 김형오 국회의장 '때리기'가 점입가경이다.
말로는 직권상정은 의장의 고유권한이라고 했지만, 내심 이렇게 친정을 등한시 할 수 있느냐는 노골적인 불만 표시다.
정치스케쥴상 2월 임시국회가 지나면 처리를 기약할 수 없어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직권상정이라는 강수까지 동원하며 법안 처리에 의지를 보였지만, 정작 김의장은 민주당의 주장과 비슷한 중재안으로 법안처리에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이날 새벽 의총에서 "개인적 욕심 때문에 한나라당을 반신불수로 만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정치적으로 불신임하든지, 무엇을 하든 간에 그분의 볼모가 돼서 발목 잡히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최경환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한나라당이 172석의 다수당이고 국회의장도 국회의원이 뽑는게 아니냐"며 "의장에 대한 탄핵 내지는 불신임 이런 쪽의 기류도 강경하다"고 밝혔다.
당내 '함께 내일로' 공동대표인 심재철 의원도 "직권상정을 하지 않는다면 의장의 거취에 대해 심각히 고려할 것이다" 면서 공개적인 비난에 나서며 직권상정을 압박했다.
심 의원은 "의장직을 끝내고 한나라당에 오겠다는 생각이지만, 의장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장직을 수행해야할 건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면서 "어느 정도 선일지 예측이 안된다, 한나라당 못 들어오는 것 보다 더 심각한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해 당내 탄핵 움직임을 노골화했다.
정치권에서는 탄핵을 시사하는 한나라당의 반발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그간 "직권상정은 의장의 고유권한이다" 며 물밑 움직임으로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것은 가능한 범위였지만, '당에 돌아올 생각을 말라', '탄핵움직임이 있다' 라는 주장을 공개석상에 대놓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그래도 한나라당의 법안 처리가 청와대의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데, 신중하지 못한 처사다" 면서 "쟁점법안 처리를 앞두고 국회의장의 탄핵 운운하는 것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크다" 고 우려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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