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서비스구조조정 가속

지난해부터 시작된 NHN(대표 최휘영)의 '서비스 줄이기'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사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2일 NHN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20일 네이버의 '인조이 재팬' 서비스를 종료키로 했다.

지난해 말부터 네이버는 '모자이크', 'VOD', '포토매니저' 등을 비롯해 올해들어 '보험', '툰', '포토스트리트' 등의 서비스를 종료키로 한데 이어 최근 인조이 재팬 서비스 종료까지 공지했다. NHN은 이같은 네이버서비스 종료에 대해 "사용자 편의를 위해 더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사용자들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먼저 해당 서비스를 즐겨 사용해왔던 이용자들은 "소수 사용자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0일 종료되는 인조이 재팬 코너에는 이미 "인조이 재팬 서비스를 유지시켜달라"고 요청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인조이 재팬 서비스는 한일 번역서비스 등 유용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어 기존 사용자들의 반발과 불만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몇 차례 분쟁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이 서비스는 한일 네티즌들이 정보와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던만큼 이용자들의 아쉬움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의 잇따른 서비스 종료는 최근 네이버의 경영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NHN은 지난해 국내 인터넷업체 최초로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매출 목표와 영업이익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는 등 연초부터 고민에 휩싸여 있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숫자로 예측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이유다. 더욱이 인건비를 비롯해 다양한 비용을 줄이겠다는 비용절감 정책도 내놓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용자가 적고 수익이 나지 않는 서비스를 지속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회사측의 입장인 셈이다.

최근 네이버가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는 것도 서비스 축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초부터 시작된 '오픈캐스트'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불필요한 서비스들을 줄여나가는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진 '위성지도서비스'를 위해 관련된 서비스들을 정리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 예로 네이버는 거리의 사진을 보여주는 포토스트리트 서비스를 오는 27일 종료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360도 '파노라마' 형식의 지도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이같은 유사 서비스를 없애는 대신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네이버가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올해 보수적인 경영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커 '서비스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네이버 사용자들이 네이버의 이같은 경영사정과 정책까지 충분히 고려해주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서비스가 사라지는 것은 곧 '터전'이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어 상실감도 의외로 크다는 것이다.

인조이 재팬의 한 사용자는 "불과 며칠 남겨놓지 않고 갑작스레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하는 것은 업체의 입장만을 고려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사용자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라도 밝혀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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