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자산관리사?

본격적으로 '자산관리社'로서 이미지 강조하는 골드만삭스

세계최대, 세계최고의 투자은행으로서 위풍당당하기 그지없던 골드만삭스의 홍보물에 'Asset Management(자산관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BOA(뱅크오브어메리카)에 인수된 메릴린치가 대표적인 자산관리전문 투자은행이었던데 비해, 골드만삭스는 '상업은행(commercial bank)'화 되기전까지는 그야말로 '투자은행(investment bank) 최강자였기에 의아해할 만 하다.

고도의 위험을 감수하며 레버리지를 일으켜 이익을 극대화하던 투자은행 일인자가 위험관리가 생명인 자산관리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내부를 들여다보면 위험관리에 있어서는 일(day)단위로 위험을 체크하는 시스템(소위 market-to-market)과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기업문화가 1988년 자산관리서비스 시작 당시부터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투자은행부문이 냉각된 현 시점에서는 일찍부터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존중해온 골드만삭스 자산관리부문이 빛을 발할 수도 있겠다.

며칠전 골드만삭스 대표도 "트레이딩 파트와 위험관리 파트의 견해가 다를 땐 위험관리의 손을 들어줘야한다"고 밝힌바 있다.

리만브라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극에 달하자 골드만삭스도 작년 9월21일 투자은행에서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했고, 이에 투자은행 시대는 막을 내린 바 있다.

투자은행에서 '은행지주회사'로 탈바꿈하며 자구책을 강구하는 골드만삭스의 발빠른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자본시장통합법시행으로 IB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의 행보와는 사뭇다른 느낌이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