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설익은 '디커플링' 기대

뉴욕증시, 의미없는 기술적반등 그쳐..금통위·만기일 '변수'


'떨어질 때는 덜 떨어지고, 오를 때는 더 많이 오르고'

동조화를 보이던 한ㆍ미간 증시가 차별화 양상을 보이면서 일각에서 디커플링 기대감이 일고 있다.하지만 돈의 본성을 생각해보면 이는 분명 설익은 기대에 그친다.

무엇보다 전세계 경제가 이미 하나의 톱니바퀴 위에서 굴러가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디커플링에 대한 논란은 그야말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말장난에 그친다. 이들은 아마도 미국의 주택문제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이토록 초토화시킨 점을 이미 잊거나 간과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한ㆍ미간 최근 증시 흐름 역시 상승과 내림폭에 있어 다소 차이는 있지만 오르고 내리고의 방향성에서는 여전히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 새벽 거래를 마친 뉴욕증시는 전날 급락 이후 그야말로 의미없는 기술적 반등에 그쳤다. 다우지수는 여전히 8000선을 밑돌았고, 나스닥과 S&P지수 역시 보합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다. 전날 4% 이상 급락한 점을 감안할 때 부족하기 이를 데 없다.

다우지수는 오바마 경기부양안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면서 장중 일시적으로 추가 하락하기도 하는 등 여전히 불안하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가 최근 역 헤드 앤 숄더 패턴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넥 라인을 두 차례 돌파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 기술적으로 넥 라인 돌파에 실패할 경우 추가적으로 미끌어지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넥 라인 재돌파 여부가 중요하나 이날 S&P지수는 넥라인(840)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833선까지 오르는데 그쳤다. (★ 위 그림 참조)

이날 우리 증시의 최대변수는 오전 10시경 있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와 올 들어 두번 째로 맞는 옵션만기.

우선 금통위의 금리인화와 관련해선 25bp(0.25%) 또는 50bp(0.5%) 인하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25bp 인하 가능성이 높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 3월에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남겨둔 것 처럼 우리나라 금통위 역시 추가 인하 여지를 열어 두는 쪽이 향후 통화정책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는 기본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이나 이미 노출된 뉴스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은 반감될 공산이 크다.

열흘 연속 순매수 이후 이틀째 매도 우위를 기록한 외국인의 귀환 역시 변수다. 수급이 취약한 만큼 이들이 재차 매수에 나선다면 지수 역시 1200고지를 다시 한 번 노릴 수 있다. 게다가 우리 증시가 이번주들어 내내 긴 휴식을 취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박스권 상단인 1200선에 대한 안착이 이번에 또 한 번 좌절된데 따른 투자자들의 상실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지수가 1200선에 근접하면 차익실현 욕구 역시 비례해 커질 수 있다.

옵션만기에 따른 프로르램매물 출회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한은의 금리 인하로 이론베이시스가 낮아져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날 지수는 앞으로도 뒤로도 그리 크게 움직이지 못할 공산이 크다. 마치 미국 증시가 전날 급락 이후에도 강보합에서 거래를 마무리한 것처럼 우리 증시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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