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매①]정일우 "촬영 7개월 만에 '삭았다'는 말 들었다"


[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배우 정일우가 처음으로 초췌한 모습을 보였다.

9일 오후 경기도 용인 MBC드라미아 오픈세트에서 만난 정일우에게 지난 2006년 화제의 시트콤 MBC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었다.

'드라마 시작과 지금, 스스로 어떻게 달라졌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정일우는 "첫 방송이 나가기 전 스태프들이 편집본을 보고 '7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얼굴이 삭았다'고 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 사이 얼굴이 많이 변했다는 것. 그 뽀얀 얼굴은 거무티티해지고, 부드러운 미소는 피곤에 쩔어서인지 자연스러움을 잃었다. 그동안 '야전'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날도 역시 사흘 밤낮을 촬영에 임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 기자와의 간단한 대화도 이어나가기 힘들 정도여서 연신 "죄송해요. 제가 잠을 못 자서"를 연발했다.

하지만 잠시 촬영을 접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이내 여유로운 표정을 드러냈다. 그는 촬영 초반과 7개월이 지난 지금의 차이에 대해 "드라마 시작할 때는 초조하고 불안했다. 아직 일지매라는 캐릭터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다"며 "그동안 변한 것이 있다면 연기나 현장 작업에서 많이 여유로워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일우는 또 '첫 방송이 나가고 난 뒤 주위 반응은 어땠나?' 하는 질문에 "기존 사극과는 느낌이 다르다는 말과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 느낌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흐뭇해 했다.

"'하이킥'이 끝나고 나서 윤호와 비슷한 캐릭터로 영화나 드라마 출연 제의가 많이 들어왔었다"는 그는 이어 "그때 내 생각은 연기자라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공부도 더 했다. 감사하게도 황인뢰 감독님을 뵙고 지금까지 생각하던 또 다른 캐릭터를 만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방송 전 "웃지 말라"는 황인뢰 PD의 주문이 가장 어려웠다는 정일우는 최근 연출자 앞에서 힘든 내색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밝혔다.

"요즘에는 감독님이 딱히 주문하는 것이 없다"는 그는 "7~8개월 동안 촬영하다 보면 쳐질 수도 있고 힘이 빠질 수도 있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이 내색도 안 하고 편찮으셔도 티도 안 내시기 때문에 티를 낼 수가 없다"며 "힘든 액션 신을 찍은 뒤에도 힘들어서 집중력 많이 떨어지는데도 감독님 앞에서는 내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일우는 초반부의 일지매와 앞으로 달라지는 일지매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일지매는 처음부터 영웅은 아니었다. 부유한 집에서 어려움 모르고 자라다가 산전수전 겪게 되는 사람이다. 그 미세한 변화를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이제 본격적인 일지매의 활약상이 나오는데 감독님이 '일지매가 고수이기 때문에 말투나 행동까지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어린 일지매와 의적 일지매는 차이가 있다. 앞으로 일본 등 해외 로케이션 장면들이 전개된다. 일지매가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고 시청자들를 향한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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