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그날..채권시장 스치는 이슈에도 ‘움찔’

수요 끝나자 추경·수급에 와르르

채권시장이 오전의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수급부담과 추경 발언에 와르르 무너졌다(금리 상승).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나란히 0.09%포인트 상승해 3.79%와 4.59%로 마감했다. 장기물인 국고채 10년물도 0.11%포인트 급등한 5.31%로 고시됐고, 20년물은 0.09%포인트 오른 5.69%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장에서 오랜만에 5년물이 강세를 보이며 3년물과의 스프레드를 줄였다. 전일 4.50%에서 0.08%포인트 하락하며 4.42%로 고시된 것. 반면 3년물은 전일 3.70%에서 0.04%포인트 내린 3.66%로 거래됐다.

이는 스와프 시장에서 5년물에 대한 리시브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장기물 IRS영역에서 페이하는 반면 CD 레인지 어크루얼을 설정하며 리시브로 헤지했던 것을 손절하는 물량이 많았다”며 “여기에 본드 스와프 포지션에 들어가는 수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IRS커브 스티프닝에 배팅하면서 IRS 비드가 중장기에서 강했다는 것. 참고로 CD레인지 어쿠룰은 구조화채권으로 이를 발행할 경우 스왑뱅크가 반대포지션으로 헤지를 해야 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특히 오늘 이 헤지물량으로 5년물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오전장 중반 최근들어 벌어지던 국고 3년물과 5년물간 스프레드가 5년물의 장내 스퀴즈 유입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스퀴즈 물량 유입이 끝나면서 수요가 뚝 끊기면서 수급부담 문제가 재부각되며 곧바로 약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시중금리 하향안정화를 위해 추경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시장이 휘청거렸다.

회사채 무보증3년 AA-등급물도 0.03%포인트 오른 7.48%를, BBB-등급물은 0.08%포인트 상승한 12.54%로 거래를 마쳤다.

통안채는 비교적 강세를 보였다. 통안채 364일물은 0.01%포인트 오른 2.64%로 공시됐고, 2년물도 0.07%포인트 상승한 3.27%로 고시됐다.

단기물인 CP(기업어음) 91일물 금리은 0.03%포인트 내린 3.84%로 마감해 연일 강세(금리 하락)를 보였다. CD(양도성예금증서) 91일물도 지난달 22일 이후 8거래일 연속 보합세를 마감하며 0.04%포인트 하락한 2.92%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여전히 풍부한 단기자금들로 인해 2년미만 은행채 및 산·중금채로 강하게 매수세가 붙었다. 전일비 1.5년물 기준 산금채도 마이너스 0.21%포인트까지 거래되기도 했다”면서도 “일봉차트상 5일 이평선에 부딪혀 하락해 기술적으로는 추가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크레딧물로는 여전히 단기영역에서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예정된 금통위를 겨냥한 1.5년 이하채권으로의 매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정수 부국증권 상무도 “추경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그냥 밀렸다. 수급문제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며 “다음주 5년 국고입찰과 통안 2년 입찰이 끝나고 금통위가 지나야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도 “약세심리에서는 다 안좋게 보이기 마련”이라며 “지금의 트렌드는 수급에 대한 파워나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순식간에 등락을 결정한다”고 전했다.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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