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정부, 모기지회사 합병건 재고.. 파장예상

"파산하도록 내버려 둘 수도"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두바이 최대 모기지회사들에 대한 인수합병 건을 재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5일 걸프뉴스는 술탄 빈 사예드 알 만수리 경제장관이 '암락 파이낸스'와 '탐윌'의 합병건을 재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암락 파이낸스와 탐윌은 두바이 최대 모기지회사로 지난해 말 합병 후 에미레이트산업은행(EDB)에 인수돼 UAE 중앙정부가 구제금융을 투입해 하기로 했던 회사들이다.

알 만수리 장관는 "다양한 옵션이 고려되고 있다. 합병 건도 여전히 하나의 옵션으로 남아있다. 물론 아직은 최종적인 대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건을 재고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알 만수리 장관은 "최근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암락과 탐윌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만약 이번 합병건이 기존 계획대로 성사되지 않을 경우, 거의 유일한 대안은 두 모기지회사들을 파산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알 마스 캐피털의 바막 베샤라티 매니징 디렉터는 "문제는 이 '회사들이 파산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오히려 더 낫지 않은가' 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합병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자금을 투입하는 일은 돈을 태워버리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두바이의 부동산 시장으로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건실한 모기지론 회사는 필수적인 존재다. 때문에 이번 합병건은 두바이 부동산 산업의 모든 당사자들에게 가장 큰 이슈가 됐었다.

무엇보다 두바이 부동산 시장이 유동성 부족으로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UAE 중앙정부가 두바이의 모기지회사들을 인수해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돼 왔기 때문이다.

UAE 재무부가 이번 합병건을 재심사하기 위해 만든 '운영위원회'는 암락과 탐윌에 대해 심사를 벌인 후 이달 말께 UAE 정부에 권고안을 제출한다. 과연 UAE정부가 위기에 빠진 두바이의 모기지회사들에 어떤 대안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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