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마카오 카지노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과 몰려드는 고객들로 화려한 시기를 보냈던 마카오의 카지노에 냉기가 감돌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입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카지노의 침체로 마카오가 중국 정부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마카오 카지노업계의 최근 저조한 실적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오히려 반기고 있다며 이는 마카오 경제의 심각성을 알게 돼 중앙 정부가 구제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4일 보도에 따르면 마카오의 1월 카지노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에는 30%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나마 춘제(春節·설) 연휴로 인해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1월 마카오 카지노의 수입은 85억7000만파타카(약 1조5400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3억3000만파타카에 비해 17% 감소했다.

마카오의 카지노들은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수입이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급등하는 등 호황을 누렸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중국인들의 마카오 비자 발급을 제한한 데다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휘청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마카오 방문 횟수를 한달에 한번으로 조정한데 이어 7월에는 두달에 한번으로 재조정했다. 또한 9월부터 마카오 방문시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고 규정을 정했으며 10월 초부터는 광둥(廣東)성 거주자들의 마카오 방문 횟수를 석달에 한번으로 제한했다.

WSJ은 지난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마카오 방문 시 마카오 사람들은 비자 규제를 풀어주는 등의 '선물'을 기대했으나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실망 뿐이었다고 전했다.

한술 더 떠 최근 광둥성은 마카오 카지노를 공무원들의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하고 이에 대한 관리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마카오의 미래는 중국 정부의 손에 달려있다. 중국 정부가 위기의 마카오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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