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 난항

유엔안보리는 휴전촉구 결의안 초안 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휴전 결의안 초안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가자지구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첫날부터 삐걱거렸다.

유엔 안보리는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사태와 관련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초안 합의를 이끌어냈다.

아랍연맹의 아무르 무사 사무총장은 "휴전, 이스라엘군 철수, 봉쇄 해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 초안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 동안 구속력 없는 의장성명을 내자는 미국ㆍ영국ㆍ프랑스 등 서방측과 결의안을 채택하자는 아랍권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난항만 거듭해왔다.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프랑스의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 영국의 데이비드 밀리번드 외무장관 그리고 아랍권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초안 절충 협상에서 안보리는 양측이 주장한 내용의 절충안을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초안 내용은 가자지구 내의 즉각적이고 영속적인 휴전, 음식ㆍ연료ㆍ의료 등의 인도적 지원 촉구, 민간인을 향한 테러와 적대 행위 규탄으로 이뤄져 있다. 결의안 표결은 9일로 예상된다.

정작 전쟁 당사국들이 참석한 휴전 협상은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이집트가 중재 중인 휴전안은 가자지구 국경지대에 국제연합군을 배치하고 이집트로 연결되는 라파 국경 통과소를 유럽연합(EU) 감독 아래 두는 방안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하마스측은 휴전안이 지나치게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다며 논의 참여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휴전 협상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휴전안이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제한하는 반면 이스라엘의 점령 활동을 도와주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스라엘이 그 동안 군사 공격으로도 얻지 못한 목표들을 휴전안이 한꺼번에 이스라엘로 넘겨주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하마스는 또 "가자지구에 국제연합군이나 국제감독관이 배치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휴전안에 불만을 품은 하마스는 애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아직 카이로에 협상 대표단조차 보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의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전쟁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면 휴전 협상에 구애 받지 않고 가자지구 공격을 계속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해 우려감을 키웠다.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도 이날 예비군 훈련소를 방문한 가운데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765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의료 관계자들은 전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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