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이나 가스공급 중단.. 국제문제로 확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양국 간 분쟁이 국제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가스대금을 제 때 지불하지 못한데다 러시아가 가스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를 통해 가스를 공급받고 있는 유럽 국가도 비상이 걸렸다.

1일(현지시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예고한대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우크라이나가 밀린 21억1800만달러(약2조7700억원)의 가스대금을 갚지 않은데다 올해 가스 가격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올해 가스 가격을 1000㎥당 현재 179.5달러에서 250달러로 올리겠다고 고집하는데 반해 우크라이나는 201달러 선을 주장하면서 가격 협상에도 마찰이 빚어진 것이다.

가즈프롬의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세이 밀레르는 "가스가격 인상이 협상을 지연시키는 주요인은 아니다"라며 "분쟁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우크라이나의 정치세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가스 분쟁은 국제 문제로까지 불거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 받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은 가스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양측의 분쟁에 발끈하고 나섰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 2006년 1월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 분쟁으로 가스공급이 사흘간 중단되면서 가스난을 겪은 바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통해 유럽 지역에 대한 가스공급에 지장이 없도록 조속히 합의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 백악관의 고든 존드로 대변인도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에너지 공급을 계속하는 것이 이들 지역과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양국의 가스분쟁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자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충분한 양의 가스를 비축하고 있어 당분간 공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와의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며 "오는 7일까지는 협상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즈프롬 측은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유럽 가스 수출량을 평상시보다 늘리고 있다"며 "유럽에 가스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스공급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중·동 유럽 등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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