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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꿈을 이루는데 필요한 자원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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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돈이나 능력, 인맥 등이 없다고 포기한다. 나에게는 '장학재단 만들기'라는 꿈이 있다. 하지만 꼭 학생들만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업계획서가 아닌 '꿈 계획서'를 바탕으로 그들의 꿈에 투자한다는 아이디어이다.


꿈계획서에는 자신의 꿈이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자원이 필요하고 그 꿈을 이룬 후에 어떻게 이를 환원할 것인지 등을 적는다. 그러면 이를 바탕으로 '꿈 투자자'들이 돈뿐만 아니라 멘토링, 인턴십 기회, 인맥 등 다양한 방식의 투자를 결정한다. 투자받은 사람들은 꿈을 이룬 후에 약속대로 그 돈을 돌려주거나 다른 이들의 멘토가 되거나 봉사 활동을 해서 투자금을 환원한다. 만일 이런 펀드가 생긴다면 실제로 수혜를 받는 사람은 몇 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어 꿈을 포기하기보다는, 꿈계획서를 쓰면서 자신의 꿈을 이룰 방법을 찾는 등 마음가짐이 바뀌지 않을까?

나는 이 아이디어를 여러 정부 기관에도 제공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그러던 중 한국장학재단과 연결되어 우리은행에서 4억원을 기부받은 돈으로 '지구별 꿈도전단'을 기획, 홍보, 심사, 멘토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되었다(이후 '세계를 향한 꿈도전 프로젝트'로 이름이 바뀌었다). 대학생들이 해외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팀당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는 공모전 형태로 시작했는데 홍보 예산이 넉넉지 않고 지원 마감일이 기말고사 기간과 겹쳤음에도 첫 기수에 2100팀이 지원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13팀이 해외로 출국해서 꿈을 이루고 돌아왔다. 영하 20도의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4박5일간 밤을 새우며 오로라를 보고 돌아온 팀도 있고, 휠체어와 목발에 의존하는 장애우들이 스카이다이빙으로 자신들의 한계를 뛰어넘기도 했다. 공정 무역을 꿈꾸는 친구들은 아프리카에서 맨땅에 헤딩하며 시장조사를 했고 패션 애플리케이션을 기획한 대학교 창업동아리 친구들은 실리콘밸리와 뉴욕의 투자자들을 만나고 왔다. 소아암을 극복한 친구들은 뉴질랜드의 소아암 완치자로 구성된 비정부단체(NGO)에서 배운 것들을 국내 암학회 등에서 발표했다. 간호사를 꿈꾸는 친구들은 말라위에 가서 에이즈 환자들을 비롯한 많은 환자들을 보살폈고, 수의학과에 다니는 친구들은 학대받은 코끼리를 치유하며 국내 수의학계에 동물 학대 방지를 위한 제안서를 내기로 했다.


이들의 결과 보고회는 그야말로 감동과 경이 그 자체였다. 성공에 고무된 우리은행은 지원규모를 10억원으로 늘렸고, 2기때는24팀을 보내는 등 총 5년에 걸쳐 113팀, 400여명의 꿈 도전을 지원할 수 있었다. 나는 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누군가의 꿈을 이뤄주는 꿈을 이룰 수 있었고, 한국장학재단 명예 홍보대사의 영광까지 누리게 됐다.

창업하고 싶지만 돈이 없다고? 세상 모든 사업가들이 자기 돈으로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 인터넷 검색만 해보면 사무실과 지원금, 각종 자문까지 제공해주는 정부의 창업 지원 시스템이 널려 있다. 직장이라면 사내창업이나 창업동호회로 실험해볼 수 있고 성공한 사내벤처들도 많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모을 수도 있다. 세상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할 수도, 할 필요도 없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면 혼자 힘으로는 갖기 힘든 자원으로 훨씬 크게 일을 벌일 수 있다. 그러니 꿈을 이룰 자원이 없다고 한탄할 것도 아니고, 없는 자원을 끌어 모으려고 위험한 리스크를 부담할 필요도 없다.


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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