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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왜 우리세금으로…日에 갖다 바치냐" 경주시 방역물품 지원 논란 일파만파

최종수정 2020.05.25 15:53 기사입력 2020.05.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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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낙영 해임하라" "경주 불매" 경주시청 게시판 비난 봇물
경주시장 "평생 먹을 욕 다 먹어"

경주시가 지난 17일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에 각각 비축 방호복 1천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천개씩을 항공편으로 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일본 나카가와 겐 나라시장이 경북 경주시가 보낸 방역물품을 받은 후 '감사합니다'란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주시가 지난 17일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에 각각 비축 방호복 1천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천개씩을 항공편으로 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일본 나카가와 겐 나라시장이 경북 경주시가 보낸 방역물품을 받은 후 '감사합니다'란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경북 경주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일본에 방역 물품을 지원한 것을 놓고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주낙영 경주시장은 사퇴하라","경주 불매운동 하겠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파문이 확산하자 주낙영 시장은 "2016년 경주 지진 때 일본 도시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아예 주 시장을 해임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경주시는 자매도시 일본 나라시(市)와 교류도시 교토시에 경주시가 비축해둔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000개씩을 항공편을 통해 지원했다.

경주시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실을 공개하고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일본 우호도시에도 방호복 각 500세트와 방호용 안경 각 500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주시에 따르면 나라시는 1998년 태풍 '애니'로 피해를 입은 경주시에 시민 성금 1290만엔(약 1억3500여만원)을 보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나라시건축사회에서 성금 20만 6000엔(약 240만원)을 지원했다. 또한 경주시는 연맹에 소속된 교토시와 현재 크루즈 사업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진=경주시청 자유게시판 캡처

사진=경주시청 자유게시판 캡처



이 사실이 알려지자 경주시청 자유게시판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에 대한 방역 물품 지원에 반대하는 취지의 글과 주 시장을 비난하는 글이 수백 건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주 시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원과 관련해 밤사이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다"며 "토착왜구다, 쪽발이다, 정신 나갔냐, 미래통합당 답다 등등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은 듯"이라고 밝혔다.


일본 방역물품 지원 배경에 대해서 주 시장은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진정한 친구이자 이웃"이라며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한·일 양국이 코로나 대응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번 일본 방역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 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 사진=주낙영 페이스북 캡처

주낙영 경주시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번 일본 방역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 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 사진=주낙영 페이스북 캡처



이어 "반일감정이 팽배한 시점에 굳이 그런 일을 했느냐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지난 2016년 경주 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을 때 우리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자매·우호도시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번 방역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 하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본이 우리보다 방역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제대국 일본이 비닐 방역복과 플라스틱 고글이 없어 검사를 제때 못하고 있다. 이럴 때 대승적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게 문화대국인 우리의 아량이고 진정으로 일본을 이기는 길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주 시장은 "한·중·일 관계는 역사의 굴곡도 깊고 국민감정도 교차하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할 관계"라고 강조했다.


경주시는 나카가와 겐 나라시장이 경주시가 보낸 방역물품 앞에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주 시장의 이런 입장에도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예 주 시장을 해임해달라는 취지의 청원도 올라왔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주시장 주낙영의 해임건의를 간곡히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저는 경주시에서 살고 자영업을 하며 세아이를 키우는 성실히 납세하는 평범한 경주시민입니다."라며 "경주시장 주낙영의 해임건의를 간곡히 청원합니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재난지원금을 받는 이 시국에 독단적으로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주낙영은 경주시장직에서 내려와야 마땅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주시장 주낙영의 오만하고 독단적인 비이상한 행정으로 인해 경주시민 모두가 싸잡아 비난을 당하고 관광도시 경주를 보이콧하는 사람들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경주시 경제를 살리고 경주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일꾼이 경주시민 한 명이라도 더 보살피고 챙기기는커녕 권의의식에 사로잡혀 시민 위에 군림하며 소통은 고사하고 피눈물 같은 세금을 일본이라는 엉뚱한 곳에 갖다 바치고 있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주시를 성토하는 글은 오늘(24일)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경주시청 게시판에는 "이시국에 일본 지원? 정신 나갔다", "일본을 한국국민이 등을 돌렸는데 혈세를 왜 지원하는데 쓰시는겁니까?"라며 경주시와 주 시장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또한 "민족 반역자", "경주시장은 매국노냐"라는 원색적인 비난글도 많다.


한 경주시민은 "같은 경북사람으로서 진짜 창피하고 화납니다"라며 "당장 사퇴하고 일본으로 간 방역물품 갖고 오세요"라고 지적했다.


경주시에서 만들어지는 음식, 물품 등 경주 제품을 모두 사지 않겠다며 '경주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한편 지난 22일 올라온 주 시장 해임 청원은 24일 오전 10시 기준 3만7,040명이 동의한 상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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