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섬뜩한 '코로나 경고'…"감염폭발 쓰나미 몰려 온다"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피하기 어려운 감염 대폭발 가능성이 있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실질적 대비를 해야 할 때라고 국민들에게 조언했다.

이 지사는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코로나19는 방역 당국의 전례 없는 대처에도 불구하고 감염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신속하고 강력한 초기 대응으로 그래프누르기(Flatting Graph)에는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감염병에 대해 우리나라만 감염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가능한 일도 아니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이어 "감염병 대응은 초기에는 뿌리를 뽑는 봉쇄정책을 추구하지만 봉쇄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확산 감소와 피해 최소화라는 완화 전략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고 우리는 이미 완화 전략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고 전했다.

또 "독일 인구의 40~70%가 감염될 수 있다는 메르켈 총리의 발언이나, 인구의 60% 이상이 감염돼야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울한 전망을 무책임한 비관으로만 치부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미국과 유럽의 감염확산 상황을 외면한 채 '우리만 피해갈 수 있다'고 과신해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지사는 특히 "우리의 노력으로 일정 정도 감염 확산을 저지하고 급격한 감염 폭발을 지연시켜 온 것은 세계가 인정하는 성과이지만, 글로벌 시대에 우리를 둘러싼 국제적 환경은 결코 독야청청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방파제를 열심히 쌓아 파도를 막아왔지만, 이제 방파제로 감당할 수 없는 쓰나미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 지사는 이 같은 근거로 추적 조사가 불가능한 감염이 늘고 있는 점과 수도권 감염의 절반 이상을 해외 입국자들이 차지하지만 입국자의 90% 이상이 우리 국민 인데다 국제관계를 단절하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우리 실정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따라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불시착을 피할 수 없다면 경착륙 아닌 연착륙으로 충격 강도를 줄이고, 사전에 적절한 대응조치를 준비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조언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도민들에 대한 감염병 대처 마음 자세도 당부했다.

그는 "(감염병)불시착 준비에는 승객(국민)들의 마음의 준비도 포함된다"고 전제한 뒤 "우리는 이제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감염 폭발을 애써 부인하고 회피할 것이 아니라 의연하게 맞닥뜨리고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지나친 비관도 옳지 않지만 지나친 낙관도 경계해야 한다"며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최후 보루인 행정은 언제나 최악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아울러 "치료약과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상당기간 코로나19와 강제 동거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빠른 속도가 위협적이지만 다행히 치명률은 낮아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의료시스템이 잘 작동하면 큰 피해 없이 동거를 끝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다소 희망적 메시지도 전달했다.

그는 끝으로 "이 난관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물리적 거리는 두되 사회적 연대의 제고를 부탁드린다"며 "경기도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중환자실을 포함한 의료시스템을 철저히 확보하고 경제적 피해 최소화 및 도민 삶의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