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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된 대통령전용기 ‘공군 2호기’ [양낙규의 Defence Club]

최종수정 2020.01.18 21:38 기사입력 2020.0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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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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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의 유지비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평균 유지비용만 120억에 육박한다.


18일 군에 따르면 공군 2호기는 전두환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85년 도입한 보잉 737-3Z8 기종이다. 기종을 제작한지 35년이 지나면서 유지비용도 늘어났다. 2016년에는 18억 96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13억 9700만원, 2018년에는 55억 9800만원, 지난해에는 39억 3500만원이 들어갔다.


군은 2018년에는 해외에서 엔진 창정비를 했고 지난해에는 조종석과 항전장비실의 내부 절연체를 교체해 정비비용이 많이 들어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호기 외에도 국가를 대표하는 기종인 만큼 신규 도입을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청와대는 지난 2018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통령 전용기 3대 운영 방안을 의결하고 공군 1ㆍ2호기는 신규 임차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국방대학교와 국방연구소(KIDA)에서는 공군 2호기 사업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군 2호기는 대통령 전용기로 알려진 '공군 1호기'와는 전혀 다른 기종이다. 공군 1호기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이용되며, 일명 '코드 원'으로 통한다. 그러나 이는 대한항공 소속 보잉 747-400(2001년식) 여객기를 임차해 사용하는 것으로, 엄밀히 말해 '대통령 전용기'보다는 '대통령 전세기'로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

그러나 공군 2호기는 민간항공사가 아닌 공군 소유다. 정부가 소유주라는 점에서 1호기가 아닌 2호기를 진정한 의미의 대통령 전용기로 볼 수도 있다. 이 비행기도 과거에는 1호기로 불렸으나 민간항공사 소유의 여객기를 임차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사용하면서 2호기로 순번이 밀렸다.


이 기종은 최초 제작연도가 1965년인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오래된 기종이다. 그중에서도 300 계열은 비교적 초기 모델에 속하며, 애초 이 기종은 항속거리가 짧아 보통 국제선보다는 국내선으로 자주 사용된다. 또 기체가 작고 항속거리가 짧다. 탑승 가능 인원도 40여 명에 불과하다.


단점이기는 하지만 1호기보다 기체가 작아 유리할 때도 많다.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3국 순방 중 마지막 일정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방문을 앞두고 한국에 있던 '공군 2호기'를 급하게 동원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동남아에 '공군 1호기'를 타고 왔지만, 앙코르와트로 가는 관문인 시엠레아프 공항 규모가 작아 1호기가 착륙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고위급 수행원, 경호 인력 30여 명은 한국에서 온 공군 2호기를 타고 앙코르와트를 왕복했다.


장거리 이동에 사용할 수 없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2호기지만 우리 측 인사가 북한을 방문할 때는 제 몫을 톡톡히 해왔다.


2호기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과 2003년 1월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 특보가 방북했을 때도 이용됐다. 또 2018년 9월에는 대북특사단이 공군 2호기를 타고 평양을 가기도 했다. 당시 특사단 단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으며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서해 직항로편으로 평양에 들어간 뒤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당일 돌아왔다.


당시 대북특사단은 민간 항공기를 이용하지 않고 2호기를 이용했는데, 이는 미국의 대북제재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대북제재 행정명령에서 북한을 경유한 모든 비행기는 180일 동안 미국에 착륙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특사단이 민간항공사의 전세기를 이용했다면 해당 항공사의 비행기는 6개월간 미국에 착륙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공동 스키훈련을 하기 위해 우리 선수들이 민간 전세기를 이용했을 때 이 같은 지적이 제기돼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와 조율해 예외로 인정받은 바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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