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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일관계 개선, 핀란드가 주는 교훈

최종수정 2019.05.20 12:00 기사입력 2019.05.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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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일관계 개선, 핀란드가 주는 교훈

최근 수년간 한일 관계는 악화 일로다. 과거에는 정치적으로 갈등이 발생해도 상호 실리를 위해 민간 레벨의 교류는 문제없이 유지됐지만 작금에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갈등의 심화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양국 간 교육과 역사 의식의 괴리다. 이는 우리는 과거의 아픔을 대를 이어 전수하려 하지만 일본은 묻으려 하기 때문이다. 한일 학생이 만나면 한국인은 반드시 과거사를 화제로 꺼내고 일본인은 문화 충격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의 문화나 경제가 성장한 것도 주요 이유일 것이다. 한국은 애니메이션이나 J팝과 같은 일본 문화 수입국에서 K팝이나 한류 드라마와 같은 문화 수출국으로 변모했으며 가전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IT 기기도 세계시장을 지향한다. 일본의 혐한이 격해지는 데는 위안부나 독도 영토 문제의 끊임없는 제기가 직접적인 원인이겠지만 심리적으로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던 시절에 대했던 것과 같은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은 아닐까?


더군다나 올해는 3ㆍ1운동 100주년이다. 현재의 우리는 선조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투쟁하고 전화의 잿더미 위에서 창달한 노력의 산물이다. 우리가 올해를 뜻깊은 해로 과거의 아픔에 대해 회상하는 만큼 일본에 대한 악감정도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2년 전 독립 100주년을 맞이했던 핀란드. 과연 그들은 어떤 마음가짐이었을까? 강국인 스웨덴과 러시아의 통치를 받아왔고 독립 후 노동자와 화이트칼라 간 내전도 겪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핀란드는 내부로는 평등과 화합을, 외부로는 서방 진영과 러시아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성을 지향하면서 행복하고 IT가 강한 국가를 만들었다. 한반도의 상대적 규모와 역사를 감안하면 양국 간에는 유사성이 많다. 관계에 경중은 있을지언정 일본을 포함해 어떤 국가와도 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은 자명하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다. 한 가지 방법은 일본 취업의 활성화다. 2011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일본은 수년 전부터 일손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청년 실업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인은 상당한 지적 능력을 갖추고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기에 우리나라의 청년이 일본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 재취업을 하면 기업에도 활력이 될 것이다.


한국을 이해하려는 일본인들의 자발적 모임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필자는 최근 민단이 도쿄서 주관한 세미나를 참관했는데 90을 넘긴 노학자인 연사는 일본의 교육과 역사 의식의 부재가 한국인 전반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3ㆍ1 운동의 중요한 시발점인 동학혁명과 관련하여 체험학습 투어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휴일임에도 100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그만큼 이와 같은 이슈를 신중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모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고 양국의 인식 있는 자들 간에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 나아가 지원해줌으로써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마중물로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세미나 말미에 한 일본 여학생이 자신은 K팝도, 한국도 좋아하는데 왜 일본은 한국과 사이가 나쁜지 모르겠다는 질문은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필자가 만난 핀란드인은 자신들은 과거는 묻고 미래를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조금 더 열리고 포용하는 마음은 불가능한 것일까?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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