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피랍 주모씨 귀국 "악몽 같은 315일...살 10㎏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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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지난해 7월 리비아 무장 세력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한국인 주모(62) 씨가 18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주씨는 이날 오전 11시6분께 에티하드항공 876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오전 11시40분께 입국장 게이트를 빠져나온 그는 "저를 구출하기 위해 대통령님과 외교부 직원들 그리고 아부다비 대사관 직원들이 애를 많이 써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악몽 같은 315일을 저와 함께 해주셨던 주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짙은 남색 점퍼와 베이지색 바지 차림이었다.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으나 밝은 얼굴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여러분이 신경을 써주셔서 그런지 건강은 좋다"면서도 "살이 10㎏ 빠졌다"고 했다. 피랍 생활에서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힘들었다. 음식도 맞지 않았다"고 했다.

주씨는 피랍 경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사흘간 잠을 못 잤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답하겠다"고 했다. 리비아에 남은 한국인들에게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당부한 뒤 외교부 직원들과 함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주씨는 리비아 수로관리 회사인 ANC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다. 지난해 7월6일 동료 직원인 필리핀인 세 명과 함께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당해 10개월 넘게 인질로 잡혀있었다. 리비아는 2014년에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됐다. 주씨는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체류하다가 납치를 당했다.

정부는 주씨를 석방하기 위해 지난해 리비아에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보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피랍이 알려진 뒤에는 리비아에 체류하던 서른여덟 명에게 철수를 요청했다. 현재 리비아에는 우리 국민 네 명이 체류하고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