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 텀블러 음란물 끊기자 새로운 활로 모색
음란물 유통업체, SNS ‘텔레그램’에 조직적 활동 개시
일부 남성 ‘볼 권리’ 주장도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이제 우린 어디로 가야 하나요.”
외로운(?) 사람들의 인터넷 유랑이 시작됐다. ‘양진호 사건’을 계기로 음란물과 관련해 웹하드 업체에 철퇴가 내려진데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Tumblr)가 ‘모든 음란물 삭제’를 선언하자 ‘텀블러 마니아’ 사이에서 "우리의 볼 권리를 보장하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텀블러의 결정에 골수 이용자들은 또 다른 ‘해방구’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시선은 SNS ‘텔레그램’에 쏠리고 있다. 텔레그램은 외부 보안이 뛰어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국내 조사기관의 수사가 쉽지 않다. 웹하드에서 퇴출된 음란물 유통업체들도 조직적으로 텔레그램 계정을 만들고 있다. 새로운 음란물 유통활로를 개척하려는 것이다.
텀블러의 음란물 삭제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풍선효과’다. 소라넷은 몰래카메라 등 불법촬영물과 성매매 홍보가 문제가 되며 폐쇄됐다. 하지만 소라넷 폐쇄 이후 유사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더 많은 불법음란물이 쏟아졌다. 텀블러의 경우에도 유통되는 음란물 중 상당수가 몰래카메라, 아동·청소년물 등 불법촬영물이었다. 지난해 12월엔 ‘여동생 성폭행 모의’ 글이 텀블러에 올라오며 사회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경찰은 앞으로 나타날 풍선효과에 대해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서버가 있다고 해서 불법촬영물을 유포·공유하다 적발된다면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단은 예의주시하겠다”고 설명했다. 텀블러의 음란물 삭제 조치로 ‘낯간지러운’ 숨바꼭질이 다시 시작됐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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