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통계청이 22일 공개한 '2017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높은 부동산 가격과 심화되는 청년실업으로 결혼이 미뤄지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하나만 낳는 풍조가 확산되면서다.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의 수로, 과거 최저 수준이었던 2005년의 1.08명 수준마저도 하회한 것이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올 9월부터 1조원 가까이를 투입, 0~5세 아동 1인당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당분간 초저출산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출산뿐만 아니라 결혼 역시 눈에 띄게 줄면서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26만4500건으로 전년 대비 6.1%나 감소하며 2012년 이후 6년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197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초혼 부부가 첫 아이를 가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2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출산율이 단기간에 급격히 뛰어오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는 지난해까지는 실측치를 사용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로 추산한 예측치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매 5년마다 인구주택총조사(등록센서스)를 실시하면서 이 결과와 인구변동요인(출생ㆍ사망ㆍ국제이동) 추이를 반영해 50년간의 장래인구를 전망한다. 1.05명은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을 모두 집계해 산출한 진짜 숫자이고, 1.22명은 2015년의 인구조사를 기반으로 한 전망치인 셈이다.
통계청이 제시한 1.22명의 합계출산율은 2015년 당시에는 그리 허황된 숫자가 아니었다. 2000년 1.47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01년 1.30명, 2002년 1.17명으로 떨어졌다가 2005년에는 1.08명까지 하락했다.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2010년 이후에는 1.2~1.3명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이지연 통계청 과장은 "2015년만 해도 합계출산율이 1.24명이었고, 그 이후로도 계속 1.2명~1.3명 사이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사회지표를 통해 2032년 이후부터 인구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중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비관적 시나리오와 비슷하게 가고 있는 현재 출산율을 고려하면 인구 마이너스 성장 시기는 이보다 더 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출산율을 최저 수준으로, 기대수명과 국제순이동은 보통 수준으로 가정해 추산하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7년 5226만3648명을 정점으로 조금씩 감소하게 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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