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기사 프린트하기 프린트하기 닫기

[W포럼] 이젠 인플루언서 펭수


최근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크리에이터가 있다. 뽀로로와 BTS처럼 세계적 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남극에서 헤엄쳐 우리나라로 와서 EBS 연습생이 된 자이언트 펭귄, 펭수. 스스로 크리에이터라 칭하며 지난 4월부터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채널을 통해 콘텐트를 선보였던 펭수는 이제는 다른 방송사는 물론 다양한 행사의 섭외 0순위다. 심지어 한 업체의 설문조사에서는 송가인, BTS를 제치고 방송, 연예 분야의 '2019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


이제 우주 대스타로 불리는 펭수의 매력은 무엇일까. 키 210㎝의 거대한 몸집으로 요들 송, 랩, 댄스 등의 특기가 있는 펭수는 올해 10살로 남극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며 EBS 소품실에서 쪽잠을 자면서도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려는 꿈을 품고 노력한다. 왠지 짠하고 공감이 가는 설정이다. 하지만 펭수의 진정한 매력은 10살이라고 믿기지 않는 아재 취향과 감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펭수 어록을 탄생시킬 만큼 순발력 있고 솔직한 화법이다. 사장 이름도 자유롭게 부르며 사회에서 강요하는 착한 척에 얽매이지 않고 소신 있게 발언하는 모습에 특히 2030세대가 공감하고 있다.


일반인도 쉽게 콘텐트를 제작, 공유하며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 다양한 영역, 주제의 개성 있는 크리에이터가 등장했지만 소위 '비인간' 캐릭터 펭수의 등장과 성공은 새롭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건 크리에이터에서 인플루언서로 진화하는 펭수다. 크리에이터(creator)는 말 그대로 콘텐트를 생산하는 창작자로서 유튜브가 급성장하며 유튜브에 자신의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을 유튜버 혹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라 부르며 관심이 높아졌다.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지칭한다. 최근 인플루언서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함께 소셜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으며 그 영향력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콘텐트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모두가 다른 이에게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는 아니고 인플루언서 모두가 자신의 콘텐트를 직접 창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독창적이며 공감을 얻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는 인플루언서의 역할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펭수는 독특한 캐릭터와 콘텐츠로 크리에이터로서 인기를 얻으며 구독자 100만명을 확보한 인플루언서로 변모했다. 구독자 규모에 따라 인플루언서는 메가(mega), 매크로(macro), 마이크로(micro), 나노 인플루언서(nano influencer)로 나뉜다. 메가 인플루언서는 흔히 우리가 '셀럽'이라고 부르는 유명인을 의미하며 수십 만에서 수백 만에 이르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매크로 인플루언서는 수만 혹은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며,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와 나노 인플루언서는 각각 1000명에서 수천 명, 1000명 미만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개인 인플루언서를 말한다.


펭수는 소수의 취향을 넘어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인플루언서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펭수 이모티콘은 바로 인기 1위에 올랐으며 다이어리 등 굿즈도 금세 팔려나가며 더 많은 기획상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플루언서는 이미 관심과 호감을 가진 구독자들로 구성된 사회관계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친근함과 신뢰를 기반으로 연관된 제품과 기업에 호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상업적 활용은 진정성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 특히 펭수는 EBS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상업화의 정도와 범위를 정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 반전의 매력으로 인플루언서로까지 성장한 크리에이터 펭수가 수익을 창출할 뿐 아니라 건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로 장수하길 기대해본다.


최세정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대학원 교수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프린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