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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에게 '실력증명 오디션'…"굴욕" 사표 던진 英언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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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4월 뉴스채널 통합 위해 새 팀 구성
기존 진행자 '스크린테스트' 요구…"굴욕적"

영국 방송사 BBC의 베테랑 뉴스 진행자 3명이 정리해고 과정에서 자진 퇴사했다. 이들은 새로운 뉴스팀에 합류하려면 오디션을 보라는 사측 요구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이드스, 조애나 고슬링, 팀 윌콕스 등 BBC에서 오랜 기간 뉴스를 진행한 3명이 자리를 떠날 예정이다.

이드스는 2003년부터 BBC의 국내외 채널에 출연했고, 고슬링은 1999년 영국 뉴스 채널 라인업에 합류했으며, BBC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얼굴 중 하나이다. 윌콕스 역시 BBC 지상파에서 20년 이상의 경험을 자랑하는 진행자다. 이드스는 이미 마지막 방송을 끝냈고, 고슬링은 1월 말에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윌콕스의 퇴사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최근 영국의 24시간 뉴스와 BBC 국제뉴스를 결합한 새로운 채널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팀에는 6명의 주 진행자가 포함되는데, 이들 3명은 모집 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이 BBC 뉴스룸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는 사측의 무리한 '오디션 요구' 때문이다. 오디션으로 실력을 증명해야 새로운 팀의 6개 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팀을 위해 약 15명이 지원 대상에 꼽혔는데 휴 에드워즈, 피오나 브루스, 클라이브 마이리 등 간판 진행자들은 다시 지원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BBC 본사의 모습.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영국 런던에 위치한 BBC 본사의 모습.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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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들은 수십년간 '롤링 뉴스'(24시간 동안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뉴스)를 진행한 이들에게 '스크린 테스트'는 "굴욕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테스트가 진행되는 곳은 현대적인 스튜디오의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으며, 발표자들은 40여분간 BBC 직원들의 평가를 받는 동안 스스로 프롬프터를 작동해야 한다.


한 소식통은 데드라인에 "이들은 이 수치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견딜 수 없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사람들은 화가 났다. 굴욕적이다. 다시 21살이 되어 BBC 신입사원으로 지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BBC의 이 같은 방침은 최근 디지털 중심의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과 맞닿아 있다. BBC는 4월에 통합 채널을 시작할 계획으로, 디지털화에 따른 비용 절감과 TV 뉴스 재구성을 위해 정리해고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총 14명의 뉴스 진행자를 포함해 영국에서만 70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뉴스 진행자의 수를 줄임으로써 연간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BBC 뉴스 채널을 총괄하는 나자 닐슨 디지털 디렉터는 "세계 최고의 생방송 및 속보 비디오 뉴스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BBC 측은 뉴스 진행자들의 퇴사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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