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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낙태권 보장” … 프랑스 헌법 개정안 하원 통과

최종수정 2022.11.25 17:30 기사입력 2022.11.25 17:30

6월 미 연방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 반발적 성격
범여권·좌파 연합 협력해 추진 … 공화당 다수 상원 문턱 남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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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프랑스에서 낙태권(임신을 중단할 권리)을 헌법에 보장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큰 표 차로 하원을 통과했다. 다만 우파 야당이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을 통과해야 하며, 이후 국민투표를 거치면 개헌이 가능해진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좌파 연합 '뉘프'가 발의한 헌법 개정안이 이날 하원을 통과했다. 개정안은 찬성 337표, 반대 32표로 원내 의석수 과반의 지지가 이뤄졌다. 여기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 중도 연합 '앙상블'이 협력한 공이 컸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임신의 자발적 (중간) 종료 및 임신 회피의 기본권을 헌법에 명시해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발의 목적을 밝혔다.

프랑스 정치권의 '낙태권 명시' 추진은 지난 6월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불을 지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낙태는 모든 여성의 기본권"이라며 "미 연방대법원 결정으로 여성의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 소속의 마리 피에르 릭사인 의원은 관련 법안을 추진하며 "헌법에 미래 세대를 위한 낙태권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다른 곳(미국)에서 일어난 일이 프랑스에서 일어나선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1975년부터 낙태 합법 … 헌법에 명시하진 않아

프랑스는 1975년부터 낙태가 합법이다. 다만 헌법에 낙태권이 언급돼 있지는 않다. 판례법주의를 따르는 미국의 경우 1973년 역사적인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따라 낙태권이 합헌이 됐다. 낙태권의 헌법 명시를 지지하는 중도 성향의 에릭 뒤퐁-모레티 법무장관은 "미국에서 50년 동안 확보되었다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낙태의 권리는 프랑스에서는 실제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발표에 따르면 프랑스인 83%가 낙태가 합법이라는 데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개정안은 상원에서 과반으로 통과돼야 한다는 문턱이 남았다. 상원 구성은 하원과 달리 보수 성향의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어 법안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앞서 낙태권 헌법 보장을 골자로 한 또 다른 헌법 개정안이 지난달 표결에 부쳐졌으나 찬성 139표, 반대 172표로 부결된 바 있다. 여당 소속으로 하원 법제위원장을 맡은 사샤 울리에 의원은 "하원에서 큰 진전을 이뤘지만, 첫 단계일 뿐이라며 상원을 설득하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을 발의한 마틸드 파노 LFI 의원은 "낙태권을 헌법에 포함하려는 노력은 퇴행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낙태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그 어떤 여지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파노 의원은 "헌법에 낙태권을 포함하면 프랑스는 여성의 권리 측면에서 선구자가 될 것"이라며 "낙태가 어려운 헝가리, 폴란드 그리고 미국에 있는 여성들에게 개정안이 하원을 통과한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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