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백악관은 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면서 어떤 위협에도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문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면서 펠로시 의장의 방문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도 100% 일치한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 당국의 강한 반발에 대해서도 "미국은 호전적인 레토릭에 의한 위협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방문이 위기나 무력 충돌을 야기하는 자극적인 이벤트가 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커비 조정관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펠로시 의장은 최근 당 소속과 상관없이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한 것과 동일한 기회를 가진 것"이라며 "이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전투기들이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간주돼 온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들이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이는 우리의 예상 시나리오에 포함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미 하원의원 대표단이 탑승한 C-40C 수송기는 현지시간으로 2일 밤 10시44분께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 및 오찬을 가진다. 이후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을 방문하고 중국 반체제 인사와 면담한 후 오후 4~5시께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하원 의장이 대만을 찾은 것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이후 25년 만이다.
펠로시 의장은 도착 직후 성명을 통해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힘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며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마주한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의 대만 방문이 미국의 민주주의 수호 차원임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즉각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직후 중국중앙(CC)TV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후과는 반드시 미국과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미국은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려고 시도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끊임없이 왜곡하며 대만과의 공식 왕래를 강화해 대만 독립·분열 활동을 뒷받침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불장난으로, 불장난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타 죽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은 전방위적 무력시위도 공언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2일 밤부터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각각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만 동부 해역에서 상용 화력을 조직해 시험 사격에 나선다. 중국 국방부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일련의 표적성 군사행동으로 반격해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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