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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체코 외교관 40여명 맞추방…7년전 폭발사고에 양국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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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2014년 탄약고 폭발사고 배후에 러시아"…러 외교관 18명 추방
러시아도 체코 외교관 20명 맞추방…알자지라 "양국관계 소련 이후 최악"

지난 17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의 체르닌 궁전에서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바비스 총리는 "2014년 탄약고 폭발사고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의 체르닌 궁전에서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바비스 총리는 "2014년 탄약고 폭발사고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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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러시아와 체코가 2014년 체코 탄약고 폭발사건을 둘러싸고 외교관 40여 명을 맞추방하며 양국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체코의 대응을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서방 세계와 러시아 간 새로운 갈등 전선이 구축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자국 주재 체코 대사관의 외교관 20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했다. 파견국은 외교적 기피인물이라는 통고를 받으면 해당 외교관을 소환하거나 외교관직을 박탈하는 것이 관례다. 이 같은 러시아 측의 조치는 전날 체코가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18명을 간첩 혐의로 추방한 데에 보복성 차원으로 이뤄졌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앞서 체코 당국은 지난 2014년 자국의 한 탄약고에서 발생한 폭발사건의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했다. 당시 폭발사건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한 바 있다. 17일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는 "체코 정보당국이 당시 폭발사건에 러시아 군사요원이 개입돼 있었다는 것을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 정부에 전달했다"며 "이는 주권국가에 대한 공격이다. 러시아에 보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체코 측은 17일 러시아 외교관 18명에게 페르소나 논 그라타를 지정하며 추방 조치를 단행했다. 또, 체코 당국은 이 같은 조치를 사전에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알렸다고 전했다. 19일 EU 소속 국가 외교장관들이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알자지라방송은 전했다.


반면, 러시아 정부는 2014년 화약고 폭발사고 연루 여부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체코의 외교관 추방 조치는 최근 시행된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에 발맞춰 미국의 환심을 사려는 조치일뿐"이라고 지적했다.

도미닉 랍 영국 외무장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도미닉 랍 영국 외무장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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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서양세계는 체코의 대응을 지지하고 있는 입장이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의 체코 영토에 대한 주권 침해 행위에 대한 체코의 단호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도미닉 랍 외무장관도 "동맹국 체코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 내부에서도 러시아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곧 시작될 예정인 원전 사업 프로젝트에 안보 문제를 이유로 러시아 기업이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체코의 산업부장관 카렐 하블리첵은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회사 로스아톰이 자국 에너지 산업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안보 리스크가 제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의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지난 2014년 체코 탄약고 폭발사고에 러시아 정부가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러시아에 항의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의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지난 2014년 체코 탄약고 폭발사고에 러시아 정부가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러시아에 항의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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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접경지역에 친러시아 반군과 정부군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체코의 외교관 추방 사건으로 러시아와 서양 국가들 간 갈등이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알자지라방송은 "이번 외교관 맞추방 조치로 체코와 러시아 간 양국관계가 소련 해체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최근 우크라이나 인근에 러시아 군대가 집결한 데 이어 이번 체코 사건까지 서양 세계와 러시아 간 대결 국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17일 체코 경찰 당국은 지난 2018년 영국에서 독살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관련, 스크리팔 암살에 연루된 2명의 러시아 정보요원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영국에서의 독살 사건으로 영국은 러시아에 "주권 침해"라고 강력 반발한 바 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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