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관광객 감소에 급해진 日 각료들 "국민·인적 교류 필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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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일 관계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한국인의 일본 여행이 급감하자 일본 내 지자체들이 신음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간 관계 악화로 인한 민간 교류가 끊어져서는 안된다면서 관광을 통한 이해 촉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22일 주요 일본 외신들은 최근 한국인 관광객 감소로 지자체가 피해를 겪고 있는 사례를 잇따라 보도하면서 향후 이러한 추세가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오사카의 한 오코노미야키 전문점에서 기존에는 손님의 4분의 1 정도가 한국인이었지만 최근 두 달 사이에 한국인 손님이 80％ 정도 급감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오이타현의 여관호텔생활위생업동업조합 관계자가 "8∼9월 한국인 여행객의 예약 수가 봄 무렵과 비교해 5∼6할 정도 줄어든 호텔도 있다. 이대로 계속되면 사활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전날 대한항공이 한국과 일본을 잇는 6개 노선의 운항을 휴업,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간사이에서 올 여름 한국인의 일본 여행 예약 절반 가량이 취소되는 등 한국인 방일 관광객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간사이 국제공항은 한일관계 악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나루세 미치노리 일본총합연구소 부주임연구원은 한국인의 일본 관광 급감 현상에 대해 아사히신문에 "7월분은 일한 관계의 악화가 확대하기 전에 예약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8월 이후 한국으로부터의 방문객 수 감소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관광청은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동기대비 7.6% 감소한 56만1700명으로 집계됐다고 전날 발표했다. 지난달 1일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 발표 이후 단체 여행 취소가 잇따르면서 관광업계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높았던 지자체에서 신음소리가 커지자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국민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인적 교류 타격 및 불매 운동에 대한 해결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는 "정부 간에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고 국민 교류가 방해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국민 교류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의 행정 조치와 민간 교류를 나눠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줄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시이 게이이치 국토교통상은 이날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관광 영향과 관련해 "일한 간에는 다양한 과제가 있지만 인적 교류는 양국 상호 이해의 기반이며, 관광을 통해 상호이해를 촉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항공사들이 일부 항공편 감축 및 중단을 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방일하는 한국 관광객 감소에 대해 "계속 주시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외국인 관광객은 전체적으로는 4.8% 증가했다"고 말하는 것에 그쳤다.

한국인 관광객 감소로 일본 내 소비도 감소했다. 전날 일본백화점협회가 발표한 7월 전국 백화점 매출 상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은 전년동월대비 3.4% 늘었으나 한국인 대상 매출은 10% 감소했다. 일본 대형 여행사인 JTB는 자사를 이용한 한국인 여행 예약객이 지난달에는 전년동월대비 50% 감소했다면서 이달에는 70%, 다음달에는 8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