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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코트 한 벌의 과학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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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코트 즐겨 입으시죠. 코트는 섬유의 혼용률에 따라 품질과 가격의 차이가 납니다. 100%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겨울이면 코트 즐겨 입으시죠. 코트는 섬유의 혼용률에 따라 품질과 가격의 차이가 납니다. 100%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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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겨울이 깊어 갑니다. 직장인이 겨울에 가장 애용하는 외투(아우터)는 ‘코트’입니다. 직장인에게 두툼한 패딩은 후순위 아이템이지요.
늘 입으면서도 코트의 ‘라벨’ 한 번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라벨을 읽을 수 있으면 자신이 입고 있는 코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그 특징에 따라 코디는 어떻게 해야할지 등 과학적인 옷입기가 가능하겠지요. 또 새 코트를 고를 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라벨을 읽기 전에 코트의 소재를 먼저 알아야 라벨에 표기된 숫자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코트의 소재는 ‘울(wool)’입니다. 울은 흔히 말하는 ‘양모’입니다. 울은 부드럽고 유연한데다 탄성 회복율이 높아 구김이 잘 생기지 않아 우아한 느낌이 나는 소재입니다. 그렇지만 합성섬유들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지고 무겁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그래서 합성섬유들과 혼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가 선호하는 소재는 ‘캐시미어(cashmere)’이지요. 캐시미어는 산양의 속털 중 부드럽고 섬세한 털인 언더코트로 만듭니다. 캐시미어는 산양이 털갈이 하는 동안 뽑아내거나 손으로 빗질해 골라내는데 스웨터 한 벌을 만드는데 4~6마리, 코트 한 벌을 만드는데는 30~40마리 정도의 산양털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캐시미어는 매우 가늘고 섬세하면서 부드럽고 가볍습니다. 실크처럼 우아한 광택을 가졌지만 산양 한 미리에서 얻을 수 있는 캐시미어의 양이 아주 적은 만큼 고급스럽고 비싼 소재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래서 캐시미어의 혼용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가격이 비싸집니다.

‘알파카(alpaca)’ 소재도 즐겨 사용됩니다. 알파카는 라마류에 속한 가축의 한 종인데 생김새는 산양과 비슷하고 뿔이 없습니다. 알파카의 털은 가볍지만 강하고, 광택이 나면서도 속이 비어 있어 열 차단 효과가 아주 뛰어납니다.
산양을 털을 도구로 쓸어 캐시미어를 채집하고 있는 모습. 산양의 네 발은 묶여있고, 뿔은 발로 누르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산양을 털을 도구로 쓸어 캐시미어를 채집하고 있는 모습. 산양의 네 발은 묶여있고, 뿔은 발로 누르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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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흔히 ‘세무’라고 부르는 ‘스웨이드(Suede)’와 ‘모피’로 익숙한 ‘퍼(Fur)’가 있습니다. 스웨이드는 소나 양의 가죽의 표면을 문질러 솜털을 세워 가공한 소재고, 퍼는 털이 붙은 동물가죽이라는 뜻인데 여우나 족제비, 너구리 등 포류동물의 모피를 가공한 것입니다.

울, 캐시미어, 알파카, 스웨이드, 퍼는 천연섬유입니다. 이 천연섬유는 저마다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와 아크릴, 나일론 등을 천연섬유와 섞어 코트를 만듭니다. 천연섬유의 단점을 합성섬유가 적절히 보강해주기 때문이지요.

아크릴은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보온성이 뛰어납니다. 폴리에스테르는 탄성이 뛰어나고 흡습성이 적어 세탁 후 잘 마르며 구김이 거의 없습니다. 나일론은 마찰에 강하고 인장강도가 다른 어떤 섬유보다 월등합니다.

코트의 라벨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겉감, 안감, 배색이라고 표기된 부분입니다. 겉감은 겉 원단의 소재 혼용률을 말합니다. 코트를 고를 때 가장 주의해서 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안감은 코트 속에 대는 안쪽 원단의 소재를 표시합니다. 안감은 보온성보다 통기성이 중요해서 폴리에스터와 같은 원단을 많이 사용합니다.

배색은 겉감 외에 다른 색상이 들어간 원단이나 일부 다른 원단이 들어간 경우에 표시합니다. 보온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디자인을 위해 일부 다른 원단을 사용할 경우가 있지만 보온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혼용률의 순서는 큰 것부터 순서대로 섬유 명칭이 나열됩니다. 보통 천연섬유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합성섬유라 비율이 높지 않습니다. 겉감의 섬유 명칭 중 가장 위에 있는 천연섬유의 혼용률을 잘 보시면 됩니다.
라벨을 잘 살표보면 내 코트의 가격이 적정한지, 품질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사진=최종화PD]

라벨을 잘 살표보면 내 코트의 가격이 적정한지, 품질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사진=최종화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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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명칭 표시에서 한 섬유가 100%인 경우 ‘순’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그 외의 경우에는 혼방, 교직, 교편 등 혼용의 뜻을 나타내는 문자를 표시합니다. ‘순모’라고 표기돼 있으면 ‘100% 모’라는 의미인데, 보통 ‘모(毛)’는 양모를 지칭합니다.

울 소재는 보온 효과와 강도를 고려해 울 함량이 80~90%, 합성섬유가 10~20% 정도로 혼방된 것이 좋습니다. 캐시미어는 가격이 비싸지만 마찰과 습기에 약하고 고온에 손상도 심해 모양이 쉽게 변형되기 때문에 캐시미어의 혼용률은 5~30%로 낮은 것이 적당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캐시미어 100%’ 코트가 굳이 필요할까요? 100% 캐시미어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알파카는 울보다 가볍고 섬세하며, 캐시미어 만큼 부드럽고 내구성이 좋습니다. 다만, 압력에 약해 장시간 압력을 가하면 털이 쉽게 뭉개지고 다림질을 하면 털이 변형되는 단점이 있지요. 알파카의 혼용률은 30~70%인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울은 80% 이상 혼방돼야 ‘울 코트’라고 하지만, 캐시미어는 5% 이상만 혼방돼도 ‘캐시미어 코트’라고 부릅니다. 그 만큼 캐시미어가 귀한 소재이기 때문이지요. 알파카 코트는 당연히 30% 이상 혼방돼야 ‘알파카 코트’라고 할 수 있겠지요.

캐시미어 코트 한 벌을 만들기 위해 산양 30~40마리의 털을 모아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코트 한 벌 선택할 때도 고민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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