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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CS에 사태에 기관 ‘큰손’들 “금융시장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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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금융시장 구조조정 불가피 전망”
고금리에도 인플레 잡히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크레디스위스(CS)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국내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 투자가들은 세계적으로 연결된 금융시장의 시스템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과거처럼 각국 중앙은행이 구원투수로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번질 수 있어서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이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금융시장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악셀 레만 크레디트스위스(CS) 이사회 의장(왼쪽)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콜름 켈러허 UBS 회장 옆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악셀 레만 크레디트스위스(CS) 이사회 의장(왼쪽)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콜름 켈러허 UBS 회장 옆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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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A기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제 시작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한다"라며 "SVB건 하나만 보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거는 효과가 나타나 악재를 호재로 착각할 수 있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 후 나타나는 부작용인 신용리스크가 지금부터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금융시스템 안정이라는 양립불가능해 보이는 미션 앞에서 스텝이 꼬이는 미국 중앙은행을 생각하면 앞 일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CS건은 지난해부터 긴 시간 리스크가 반영돼 리먼브라더스급 충격을 줄 것 같지는 않다"라며 "분명한 것은 SVB 사태가 '조기경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은행 등 렌더(Lender)들의 대출이 위축되고 서로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나서면 신용도 낮은 주체들은 대출 리파이낸싱이 어렵고 금리도 높아져 결국 신용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며 "과거처럼 중앙은행들이 적극적인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없으니 더 문제"라고도 했다.


세계 금융시장이 서로 연결된 상황에서 국내 금융시장도 당연히 이런 시스템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주식·채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생상품 계약 상대방의 리스크 노출 정도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B기관 CIO는 "시스템리스크에는 누구나 취약할 수밖에 없고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며 "CS의 파생상품 규모도 어마어마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CS 익스포저뿐 아니라 전체 금융 쪽 포지션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주식뿐 아니라 채권이나 파생상품 포지션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물 등 단순 파생상품 외에도 장외 파생상품이 많아 그런 대목을 면밀히 챙겨야 한다는 것. 덧붙여 그는 "국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건전하지만 증권사·저축은행 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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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주요 금융회사가 파산할 만큼 금리가 올랐는데도,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다시 내릴 수도 없어 고금리 장기화로 더 많은 금융회사와 기업이 파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은행이 소형 은행을 인수·합병(M&A)하는 시장 양극화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기관 CIO는 "가장 무서운 상황은 크레딧 리스크가 번지는데도 인플레이션이 안 잡히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금리를 내리지도 못하니까 크레딧 이벤트가 더욱 심하게 번지고 더 많은 금융회사와 기업이 쓰러져야 해결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금리 상승기에 좋지 않은 기업들, 좋지 않은 포트폴리오 포지션은 정리를 해왔는데 이런 부분을 계속 진행하면서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리스크 관리를 타이트하게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D기관 CIO는 "미국 중앙은행이 금융시스템 안정과 물가 억제의 기로에서 긴축을 제대로 못 하면 추후 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며 "SVB 등에 대한 구제금융은 이미 특정 부문 대상의 돈풀기이고 섣부른 완화 전환은 수면 아래서 더 큰 문제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융 혼란 방지에 각국 정부가 적극적이어서 SVB·CS 케이스 모두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라며 "자본주의에 역행하는 정부의 개입과 모럴해저드로 넥스트(Next) CS, 넥스트 SVB가 연쇄적으로 나올 경우 계속 개입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E기관 CIO는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이 강한 구조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며 "큰 은행이 작은 은행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금융시장 리스크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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