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포비아' 회계사 수험생들도 한숨

6월 회계사 2차 시험 앞두고
학원 문닫고 스터디모임 취소
금융감독원 1차 시험 일정 강행도 논란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회계사 수험생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8일 회계사 수험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사인 나무경영아카데미는 다음달 1일까지 자습실, 사물함, 독서실, 서점 등의 모든 학원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2위사인 위너스경영아카데미도 다음달 3일까지 학원은 물론 부속 시설물을 휴원하기로 했다. 이들 학원은 당초 예정됐던 오프라인 강의 일정을 1~2주 미루거나 아예 온라인으로만 진행할지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사 수험생들은 수험생활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올해 3번째 회계사 시험에 도전하는 A씨는 "회계사 준비생들은 계산기를 치는 소리에 민감해 하는 다른 시험 준비생들의 민원 때문에 학원 자습실이나 부속 독서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 학원 시설들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 몇일 째 집에 머물며 공부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수험생 B씨는 "6월에 진행되는 2차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실전 감각을 키우기 위한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2주째 모임을 갖지 못했다"면서 "대안으로 각자 집에서 푼 답안지를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많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당장 6월로 다가온 회계사 2차 시험일까지 준비기간이 빡빡한 편인데 수험생들의 일정에도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기약 없는 학원 휴원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불안감도 쌓이고 있다.

일부 수험생들은 지난 23일 회계사1차 시험 일정을 강행한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한 응시생은 "회계사 시험은 9시간가량 한 장소에서 시험을 보며 심지어 밥도 먹는다"며 "이날 1교시 이후에는 마스크를 벗고 시험을 본 수험생들도 많이 보였는데 향후 확진자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도 든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대구지역 응시율은 서울(83.7%), 부산(81.4%), 광주(84.6%), 대전(83.0%) 등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은 77.7%의 응시율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89.6%)과 비교해도 11.9%포인트 낮은 수치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