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국민 92.3% "정치 갈등이 가장 심각"
국민 10명 중 9명은 가장 심각한 사회갈등으로 진보와 보수 간 정치 갈등을 꼽았다. 과반이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연애나 결혼할 뜻이 없다고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5일 공개한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국민 인식 조사 응답자의 92.3%는 여러 사회갈등 중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여겼다. 심지어 정치 영역 갈등은 다른 사람과의 교제 의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신과 정치 성향이 다를 경우 응답자 71.4%는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함께 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으며, 58.2%는 ‘연애나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친구나 지인과 ‘술자리에 같이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도 10명 중 3명꼴인 33.02%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앞으로도 진보·보수 갈등이 심각할 것이라며 정치 갈등으로 인한 사회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봤다. 응답자의 87.66%는 ‘10년 후 우리 사회에서 심각해질 사회갈등 유형’으로도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꼽았다.
향후 한국 사회의 사회갈등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 65.09%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28.25%였다.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6.66%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사회갈등을 해결하려면 ‘공정하고 투명한 법 집행(22.31%)’과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21.81%)’, ‘촘촘한 사회안전망 강화(15.44%)’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사회갈등을 해결할 주체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56.01%, 국회 및 정당이 22.4%로 정치권이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그러나 해결 주체 1위로 꼽힌 행정부(대통령실, 중앙정부, 지방 자치정부 등)에 대한 신뢰도는 41.9%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위인 입법부(국회)에 대한 신뢰도도 22.6%로 매우 낮았다.
정치 갈등 이외에도 현재 가장 심각한 사회갈등으로는 정규직·비정규직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갈등(78.0%), 대기업·중소기업 갈등(71.8%), 지역갈등(71.5%)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또 주택소유자와 비(非)소유자 간 갈등(60.9%), 세대 갈등(56.0%) 다문화 갈등(54.1%), 남녀 간 성 갈등(46.6%) 이 뒤를 이었다.
해당 조사는 2023년 6~8월 19~75세 남녀 3950명을 면접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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