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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205원 경매로 사라진 '돈의문' 104년 만에 복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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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문화재청·우미건설·제일기획 20일 돈의문 옛 터서 개문식
정 문화재청장 "흔들리지 않는 나라로 가는 힘 보여준 첫 결실"

돈의문 AR체험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한 돈의문 (제공=서울시)

돈의문 AR체험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한 돈의문 (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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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1915년 일제강점기 때 경매 입찰로 돈의문이 사라졌는데 입찰가격이 205원. 지금 가치로 추정하면 약 200만원 정도 됩니다. 2010년 복원계획을 세웠을 때 문루 건축 공사비만 240억 정도가 들었는데 돈의문이 200만원에 팔렸다 생각하니…. 이건 완전히 버린 것이죠. 돈의문 터는 도로를 설치하는데 활용되고 당시 목재도 매각해서 소각처리했습니다."


'돈의문' 디지털 복원에 힘쓴 김왕직 명지대 건축학과 교수의 말이다. 20일 서울 종로구 돈의문 옛 터에서 '돈의문 IT 건축 개문식'이 열렸다. 돈의문은 실물 원형을 그대로를 터에 복원하려 했으나 주변 건물 보상 비용과 교통 문제 등으로 현실화 되지 못 했다. 사실상 어려울 것 같았던 돈의문 복원은 104년 만에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재현될 수 있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체험을 통해 실제와 거의 유사한 돈의문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돈의문은 일명 '서대문'이라고 불리는 사대문 중 하나다. 1396년 태조 5년 완성된 후 몇 차례 중건을 거쳤다. 세종 15년 풍수지리적 이유로 동대문, 남대문을 포함한 사대문이 개축을 하게 되고 임진왜란 때 많이 파손됐다. 이후 1711년 숙종 때 한양 도서 개축이 대대적으로 일어나면서 돈의문 문루가 신축된다.


이번에 복원된 돈의문은 원형 그대로를 복원하기 위해 한국 고유 건축 양식인 익공식을 따랐다. 단청은 1711년 돈의문 문루가 조성된 시기를 기준으로 조선 중기 단청 색상을 복원했다. 정병국 동국대 미술학과 교수는 "단청은 건물의 정체성과 위계, 권위를 나타내는 고유 본체에 입혀지는 옷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돈의문의 단청은 사찰 건축과 다르게 권위가 있고 강렬한 그러면서도 화려하지 않은 절제된 문양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돈의문 개문을 위해 지난해 12월 서울시, 문화재청, 우미건설, 제일기획은 협약을 맺고 9개월 간 협력해 작업을 진행해왔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프로젝트 총괄기획을 맡고 우미건설은 프로젝트 제안과 예산지원, 제일기획은 증강현실 복원 작업과 체험관 기획 등을 담당했다.

20일 돈의문 옛 터에서 돈의문 IT 건축 개문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왕직 명지대 교수, 정병국 동국대 교수, 유정근 제일기획 사장, 강태웅 서울행정1부시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사진=이현주 기자)

20일 돈의문 옛 터에서 돈의문 IT 건축 개문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왕직 명지대 교수, 정병국 동국대 교수, 유정근 제일기획 사장, 강태웅 서울행정1부시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사진=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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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돈의문은 자리에 없다. 그러나 AR을 통해 돈의문이 있던 자리에 굳건히 서 있는 돈의문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돈의문 AR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아 정동사거리 주변에서 실행하면 과거 돈의문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은 "최근 우리 국토가 갖고 있는 공간 자산의 가치가 지어져 있는 건물이나 땅의 형상 이상으로 거기에 좋은 컨텐츠, 스토리가 융합됐을 때 그 공간의 가치가 굉장히 확장되고 깊어진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며 "서울에 그냥 많고 많은 교차로에 불과한 이 정동사거리에 지금은 없는 서울의 서대문이 왜 없어졌지 안타깝다 이런 생각이 공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사대문의 잃어버린 퍼즐인 돈의문이 시민들에게 역사적인 스토리가 의미있게 생생하게 다가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유정근 제일기획 사장은 "돈의문 복원하자는 일이 문화재 하나 단순히 살리는 작업이 아니고 문화재 역사의 하나의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단순 복원을 넘어선 재탄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돈의문 복원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해에 시민들에게 공개 돼 더욱 의미가 깊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국내외 상황을 볼 때 독립운동을 다시 출발해야 되는 것은 아니냐는 국민들의 마음이 모아지고 있다"며 "돈의문 IT 복원이 흔들리지 않는 나라로 가는 힘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첫 결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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