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어린이날·어버이날·부부의날 몰린 5월
가정의 달 유래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날, 스승의날 등이 몰려 있는 5월은 가족의 소중함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가정의 달'로 통한다. 5월은 언제부터 가정의 달이 됐을까.
가정의 달 5월은 2004년 제정된 건강가정기본법 제12조에 명시돼 있다. 건강가정기본법은 "가정의 중요성을 고취하고 건강가정을 위한 개인·가정·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매년 5월을 가정의 달로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강한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가족의 유지 및 발전을 위해 제정된 법이다.
세계 가정의 날 역시 5월에 있다. 유엔(UN)은 1989년 제44차 유엔 총회에서 가정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그 역할 및 책임 의식을 확산하기 위해 매년 5월15일을 '세계 가정의 날'로 제정했다.
하지만 5월을 가정의 달로 제정하기 전부터 유독 5월에는 가족을 챙길 수 있는 기념일이 많이 몰려 있었다. 어린이날의 경우 103년 전인 1922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소년운동단체, 신문사 등과 함께 5월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한 것이 유래가 됐다. 당시 어린이들은 '작은 어른'으로 치부되며 과로에 시달리는 등 사회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 이에 방정환 선생은 독립된 인격체로서 어린이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는 어린이 인권 운동을 전개했다.
그는 1923년 5월1일 첫 어린이날 기념행사에서 배포된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해 주시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반드시 쳐다보아주십시오", "이발이나 목욕 같은 것을 때 맞춰 하여 주십시오" 등 여덟 가지 당부를 하기도 했다.
이후 어린이날은 노동절과 날짜가 겹치는 문제로 5월의 첫 일요일로 바뀌었다. 일제의 탄압 등으로 어린이날 행사가 열리지 못하다가 광복 이후인 1946년 5월5일 어린이날 행사가 부활했다.
1954년 유엔이 정한 세계 어린이날은 11월 20일로, 아동 권리 협약의 채택일을 기념한 것이다. 중국·폴란드·우크라이나 등은 6월1일, 영국 5월 둘째 주 일요일, 미국 6월 둘째 일요일 등 나라마다 날짜가 제각각이다.
지금의 어버이날은 첫 출발이 '어머니날'이었다. 이전부터 소년운동단체 등에서 어머니날 행사를 열고 기념했는데, 이는 미국의 영향이란 설이 유력하다. 이후 1955년 8월 국무회의에서 처음 5월8일이 어머니날로 지정됐고, 이듬해 제1회 어머니날 행사가 열렸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모 모두를 공경하자는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가 어머니날의 명칭을 어버이날로 확대 제정했다.
한국처럼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같은 날 기념하는 나라는 드물다. 대부분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다. 미국의 경우 어머니날(5월 둘째 주 일요일)은 여성 운동가인 애나 자비스가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동네에 흰 카네이션을 나눠준 것을 시작으로, 1914년 공식 기념일로 제정됐다. 아버지의 날(6월 셋째 주 일요일)은 1910년부터 시작됐는데, 한 여성이 아버지에게도 감사하는 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념행사를 주도한 것이 그 시작이다.
일본·중국도 미국과 같은 날 어머니·아버지의 날을 기념한다. 부모님께 빨간 카네이션과 선물, 감사 편지 등을 드리면서 함께 식사하는 식이다.
이 밖에 가족 관련 기념일은 부부의날(5월 21일)이 있다. 부부의 화합을 통해 가정의 안정을 도모하고, 나아가 가족 공동체를 강화하자는 의미에서 지정됐으며, 숫자 21은 둘이 만나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3년 민간단체 '부부의 날 위원회'가 제출한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위한 청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되면서 2007년 법정 기념일로 제정됐다. 5월에는 건전한 입양문화를 정착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해 제정된 입양의 날(5월 11일)도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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