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정치사회학자인 프레드 블록은 세상이 산업 경제에서 삶터 경제로 변모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전히 낡은 산업 시대의 제도와 정책이 더 나은 사회로의 도약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삶터를 "인간 공동체의 사회적·물리적 기반을 창조하고, 유지하며, 개선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삶터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산업 시대의 도구와 제도적 구조로 삶터 경제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19세기에 현대 경제학이 탄생했을 때는 금, 은, 향신료, 설탕, 섬유, 의류, 강철 등 표준화된 전통적 상품들이 경제적 산출물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지만, 현재의 삶터 경제에서는 대다수가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에서 그것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줄어들었기 때문에 그 잣대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꼬집는다. 특히 민주주의의 현저한 후퇴, 사회 불평등 심화, 저렴한 주택을 포함한 사회적 인프라의 부족, 노동의 불안정성 증가, 기후변화 대응 실패, 허위 정보의 창궐과 사회적 분열 등을 우선 해결과제로 지목한다. 그는 "우리가 삶터 경제를 이해하는 것이 현재 심해지고 있는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삶터를 책임지는 사회 | 프레드 블록 지음 | 이동구 옮김 | 296쪽 | 여문책 | 2만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