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휴전 협상 타결될지 주목
평화협상 기간 동안 피해 확대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측이 수 주에서 수 개월 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그동안 취임 후 24시간 이내에 휴전을 이끌어내겠다며 신속한 전쟁 종식 의지를 거듭 피력해왔다.
이번 회담 시기 선택은 신중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은 그동안 트럼프의 공식 취임 전 회담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는 시기상조의 외교적 움직임이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했으며, 러시아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에이태큼스 미사일의 사거리 제한도 해제했다.
트럼프 인수위가 검토 중인 평화 방안은 한반도 모델을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전선을 기준으로 장기 분할을 상정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 점령지역과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 사이에 요새화된 장벽을 설치하고, 국제군을 배치해 평화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은 상당한 과제를 안고 있다. 제안된 분계선의 길이가 약 1200km로, 한반도 비무장지대보다 4배 이상 길다.
협상 과정의 복잡성은 영토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주의 일부를 장악하고 있어, 양측 모두 점령지 철수 순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한국전쟁의 사례에서 보듯, 평화협상 기간 중 양측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과정에서 오히려 사상자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북한의 참전은 평화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표한 북한군 2명의 생포 소식은 러시아군을 지원하는 북한군의 규모가 1만2000명에 이른다는 추정을 뒷받침한다. 이로써 북한은 단순한 무기 공급자에서 평화협상의 잠재적 당사자로 그 위상이 격상되었으며, 이는 이미 복잡한 외교적 지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6월 푸틴의 방북 당시 체결된 러시아·북한 간 군사협력 협정은 지역 안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조약은 현재 북한군의 파병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향후 러시아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는 서방 전략가들 사이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으며,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하여 러시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잠재적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분쟁이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고려사항과 얽히면서, 평화협상은 이제 다중적인 지역 안보 역학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즉각적인 평화 목표와 러시아·북한 협정에 따른 향후 동아시아 분쟁에서의 러시아 군사 개입 가능성 등 장기적인 전략적 함의를 균형있게 고려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트럼프·푸틴 회담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는 가운데, 실무급 논의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과제들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트럼프의 낙관적인 평화 시간표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해결책 도출을 위해서는 다양한 외교적, 영토적, 안보적 고려사항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개입과 동아시아 안보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이미 어려운 평화 프로세스에 상당한 무게를 더하고 있어, 협상가들은 즉각적인 분쟁 해결과 장기적인 지역 안정성을 모두 고려한 접근법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이미리 PD eemilll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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