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뉴스속 용어]러 석유부터 北 무기까지...암거래 연결고리 '그림자함대'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유령회사 소유·선원 신분도 조작
북한 밀수에 中 삼합회 그림자함대 이용

7일(현지시간) 핀란드 킬필라티 항구에 정박 중인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인 이글S호의 모습. 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핀란드 킬필라티 항구에 정박 중인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인 이글S호의 모습. AFP·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미국 정부가 대러제재 회피용 밀수 함선, 일명 '그림자함대(Shadow Fleet)'에 대한 대규모 제재를 발표했다. 그림자함대는 러시아 뿐만 아니라 이란과 북한 등 국제사회의 제재로 정식 교역이 불가능한 국가들이 운영하는 밀수 선박을 통칭하는 용어다. 현재는 러시아 석유를 밀수하는 수백척의 유조선들이 대규모 그림자함대를 구성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 4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그림자함대는 300~600척 규모의 유조선으로 구성돼있으며 대부분 노후 함선들로 최근 선박검사를 받지 않았고 유지관리도 열악하며 소유권도 불분명하다.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둠의 함대(Dark Fleet)'라고도 불린다"고 밝힌 바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인도 정부는 에너지 관련 부서 및 국영 정유업체 관계자들과 미국의 러시아 그림자함대 제재 관련 비상회의를 개최했다. 20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싣고 러시아에서 중국을 경유해 인도로 이동 중이던 러시아 그림자함대 유조선들이 미국 정부의 제재발표로 입항이 금지되면서 당장 석유수입에 큰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러시아 그림자함대 유조선의 약 30%에 달하는 183척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이후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컸던 인도는 에너지 수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러시아 원유를 수송하는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은 700척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그림자함대의 규모를 늘리기 위해 노후 유조선들을 계속 매입하고 있다. 2022년 한해 동안에만 그리스에서 125척의 유조선과 운반선을 매입하기도 했다.


이 그림자함대는 일반적으로 회사 소유주나 구조를 알 수 없는 유령회사가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며 경영진과 선원들의 신분도 대부분 위조돼있다. 미국 및 서방 정보당국의 감시를 피하고자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행하며 공해상에서 화물을 다른 배로 옮겨실어 추적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러시아 뿐만 아니라 이란과 북한도 그림자함대를 통해 각종 물자를 밀수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이란의 경우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가 17척의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들을 제재하기도 했다. 이란은 그림자함대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스라엘과 교전 중인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중동 무장단체들에 대한 군사지원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중국의 폭력조직인 삼합회의 그림자함대를 통해 석유와 사치품 등을 밀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지난 2023년 3월 진행한 공동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북한 서부 해안지대에서 석유를 밀수해 온 그림자함대 선박인 유조선 유니카는 중국 삼합회 산하 조직인 14K와 연계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