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 끊기고 매출채권도 부실화
신사업 ‘제원테크’도 대규모 손실
코스닥 상장사 웰킵스하이텍 이 올 3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대로 가면 올해 다시 적자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웰킵스하이텍의 올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매출액은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42억원, 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원, 93억원 이익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이다.
웰킵스하이텍은 고부가가치 IT 부품 및 드라이버(Driver) IC 반도체 설계 사업, 디스플레이 DDI 패키징(Display Driver IC) 사업 등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올 3분기 기준 매출액의 82%가 IC 반도체 설계, 패키징 등에서 나왔다.
매출 감소 이유는 주요 고객사인 DB글로벌칩과의 소송 때문으로 분석된다. DB글로벌칩은 최근 웰킵스하이텍을 상대로 89억원 규모 반도체칩 제조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웰킵스하이텍의 각종 채권과 부동산 등에 가압류도 신청했다. 가압류를 막기 위해 웰킵스하이텍은 법원에 27억원의 공탁금도 걸었다.
DB글로벌칩은 지난 6월 말부터 웰킵스하이텍과의 거래도 끊었다. 웰킵스하이텍은 DB글로벌칩과 칩온필름(COF) 패키지 관련 하도급 생산 거래를 하고 있었다. 중단된 매출액은 84억원 규모로 지난해 웰킵스하이텍 전체 매출의 41.5% 수준이다.
매출은 줄었는데 비용은 오히려 늘면서 영업손실을 야기했다. 올 3분기까지 매출원가는 90억원으로 매출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총이익을 1억원도 내지 못한 이유다. 특히 판관비가 42억원으로 전년 동기 19억원 대비 119% 늘었다.
판관비의 대폭 증가 원인은 지난해에 없었던 대손상각비 때문이다. 웰킵스하이텍은 올 3분기에 대손상각비로 24억원을 반영했다. 대손상각비의 원인은 매출채권의 대손충당금 때문으로 분석된다.
웰킵스하이텍은 전체 매출채권 38억원 중 25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일시에 설정했다. 지난해 1억5000만원 대비 급격하게 증가한 수준이다. 대손충당금은 외상금인 매출채권의 회수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될 때 미리 손실로 반영하는 회계 방식이다.
이처럼 기존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실적도 부진한 상황에서 신사업으로 낙점한 전기차 배터리 부품 사업도 미적지근한 모양새다.
웰킵스하이텍은 지난 1월 자동차부품 제조 및 판매 기업인 ‘제원테크’ 지분 100%를 40억원에 인수했다. 제원테크는 플라스틱 사출 기술로 현대기아차의 1차 벤더로 알려졌다. 당시 웰킵스하이텍은 제원테크 인수를 통해 신규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제원테크는 올 3분기 말까지 38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급감하면서 웰킵스하이텍의 실적 부담감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 같은 실적 부진 원인과 대응 방안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회사 측에 연락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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