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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사유화된 대의권력, 망가지는 대의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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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여사 국정개입 의혹 점입가경
특검 거부 반복 권력 사유화 비판
민주당은 李 사법 방탄 도구로 전락

[논단]사유화된 대의권력, 망가지는 대의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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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와 영부인 리스크를 둘러싼 공방이 지난 2~3년의 한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사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비판 여론이 팽배해도, 염치도 책임 의식도 없다. 갈수록 태산이다. 뉴스도 토론도 똑같은 주제다. 같은 분야를 다루는 나로서도 지겹다. 절망적 현실에 아예 등을 돌렸던 선인들이 떠오른다. 차분히 좀 더 근원적인 생각을 해보려고 하나, 갈수록 가관인 현실이 다시 마주하게 만든다.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우려 수준을 넘어 최악으로 가고 있다. 영부인 문제가 국정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심각하다. 대통령 책임이다. 영부인의 국정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고 대통령실의 특검 거부가 반복되면서 권력 사유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비명계가 우려를 했던 대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볼모 잡혀 있다. 이 대표는 ‘물도 없는 헛방 물총’이라고 했지만, 합산 5년 구형을 받은 두 개의 재판이 11월 선고를 앞두고 있다. 중대 사법 리스크를 담은 재판이 아직 남아있다. 점차 이 대표의 항변이 오히려 헛방처럼 보인다.

집권 2개월로 접어들면서부터 나타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 불신을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계속 지지도가 추락하더니 총선 이후에는 갤럽조사로 20% 언저리 바닥이다. 반전의 계기도 보이지 않는다. 집권 세력의 조직기반인 여당 대표와의 갈등이 심각하다. 정권 말기에 당정갈등 상황은 종종 있었지만 집권 중반에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여기에 영부인 문제가 점입가경이다. 야당의 공세 탓으로만 변명하기에는 역부족인 논란거리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김영선-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에 김대남의 한동훈 공격 사주와 낙하산 특혜취업 사건이 진상규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의혹 사건 못지않게 거론되는 인물들 면면 또한 정권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들의 면면과 행태를 두고 한 종편 방송의 앵커는 ‘얼빠진 삼류 협잡’이라고 했다. 6일 동남아 순방 외교에 동행하는 김 여사가 전용기 트랩에서 출국 인사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어떤 심경으로 다가왔을까?


야당의 특검ㆍ 탄핵 공세와 반복되는 거부권 행사로 의회와의 협력은 실종되고, 핵심 지지 세력인 여당의 대표와는 심각한 갈등을 보이고, 궁극적 지지기반인 국민 신뢰는 바닥이다. 선출된 대통령이라는 것을 제외하고 리더십의 기반이 전무하다. 최저 수준이라는 20%대의 국정 지지도도 상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후한 평가로 보아야 한다.


국회를 주도하는 민주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책임을 방어하는 변론부대 또는 호위 부대가 돼 있다. 카르텔 조직 같다. 사법 리스크 방탄과 역공세가 요즘 우리의 의회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야당의 특검ㆍ탄핵 공세도 사법 리스크에 대한 맞대응으로 비치면서 그동안 대통령의 재의 요구 여지를 만들었다. 민낯의 권력투쟁에 매몰되다 보니 국회 운영에서 적법성을 넘어서는 일들이 빈번하다.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발의 요건으로 갈음하는 국민청원을 국회의원 과반이나 3분의 1 이상이 필요한 탄핵 발의 청원에도 적용하고 있다. 탄핵이 발의되지도 않았는데 탄핵 청문회를 연다.

부결된 안건을 같은 회기에 발의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의’ 원칙도 아전인수로 뭉갠다. 이번에 재의 부결로 폐기된 채상병 특검법은 22대 국회에서 부결로 폐기된 핵심 내용을 그대로 둔 채 부차적 내용을 추가해 같은 회기에 재발의한 법안이었다.

민주적 지지기반을 상실한 채 영부인 문제마저 털지 못하는 대통령, 의회를 장악하고 사법 방탄의 도구로 삼고 있는 민주당, 국가권력의 오남용이다. 대의 권력이 사유화되면서 한국의 대의정치가 망가지고 있다.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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