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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일, 공부는 취미"…'변시합격' 목표하는 J리그 프로선수 [일본人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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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리그 FC마치다젤비아 DF 하야시 코타로 선수
메이지 법대 출신…"축구 연습 끝나면 저녁까지 공부" 화제

'취미나 요즘 빠진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부.'

이것이 J리그 선수가 작성한 답변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퇴근하고 오면 밥 먹고 자기도 바쁜데 취미가 어떻게 공부일 수가 있나 싶은데요. 이 주인공은 FC마치다젤비아의 브레인 수비수 하야시 코타로입니다. 심지어 이 선수는 "저는 변호사 시험 볼 겁니다"라고 밝히기까지 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각종 언론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는데요. 닛케이가 얼마 전 'Z세대 선수는 축구가 일이고 공부가 취미'라며 인터뷰 기사를 보도해 저도 눈여겨보게 됐답니다.


오늘은 프로선수로 뛰고 있지만, 변호사 시험 합격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돌진 중인 하야시 선수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FC마치다젤비아 선수 소개 홈페이지에 게시된 하야시 코타로.(사진출처=FC마치다젤비아 홈페이지)

FC마치다젤비아 선수 소개 홈페이지에 게시된 하야시 코타로.(사진출처=FC마치다젤비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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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선수는 2000년생 사가현 출신입니다. 메이지대 법학부를 나왔는데요. 메이지대 축구부에서 주장을 맡아왔고, 2부리그인 요코하마 FC를 거쳐 올해 FC마치다젤비아에 들어오게 됩니다. 마치다젤비아는 J리그 중에서도 1부리그에 속하는데요, 지금 팀 순위로는 선두를 달리고 있죠. 하야시 선수는 이 J리그 선두팀 수비수(DF)로 윙백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하야시 선수는 들어온 직후부터 실력 발휘를 잘했기 때문에 이적 이후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죠.

이 선수가 유명해진 것은 기량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사법시험(우리나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라고 꾸준히 말하고 다니는 것인데요. 축구와 변호사 투잡러가 될 수 있는 것인지 닛케이가 얼마 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하야시 선수가 이런 목표를 가지게 된 것은 법대에 다니면서 법 공부가 재미있게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냥 대학 공부에서 끝나지 않고, 연장선에 변호사 시험 합격이라는 목표를 설정해놓아야 공부를 하기 더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데요.


단순히 말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실천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구단 연습이 있는 날은 오전 6시 30분쯤 일어나서 오전 9시~11시까지 연습에 나서는데요. 헬스 트레이닝과 몸 관리를 하고 점심을 먹으면 오후 2시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후 집에 돌아오면 저녁을 먹기 전까지 공부에만 몰두한다고 합니다. 공부 시간이 많이 확보된 날은 하루 5시간도 투자할 수 있다고 하네요.


하야시 선수는 "힘들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힘들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취미로 공부한다는 말이 맞다. 다른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공부하다 보니 크게 힘든 적은 없다"고 답했는데요.


FC마치다젤비아의 하야시 코타로 입단 환영 포스터.(사진출처=하야시 코타로 X)

FC마치다젤비아의 하야시 코타로 입단 환영 포스터.(사진출처=하야시 코타로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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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일, 공부는 취미'라는 좌우명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변호사 시험 합격을 목표로 내건 것도 딱히 부담스럽지 않다고 합니다. 그는 "신경 안 쓴다. 합격하느냐 못하느냐는 제가 하기 나름이고,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누구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이렇게까지 준비하는 것에 대해선 축구선수로 뛰고 있지만, 이것이 언제까지 할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도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너무 먼 미래를 상상해 본 적은 없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겠다"며 "지금은 축구선수지만 이것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직업이다. 다치는 순간 커리어는 끝나니 하루하루 소중히 여기며 지금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느끼게 된 계기는 대학 축구부 시절 주장으로 뛰면서라고 하는데요. 동료들이 프로선수로 뛰고 싶어 대학 축구부에 들어오지만, 모두가 프로로 데뷔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프로가 되지 못해 모두 실패했는가 하고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야시 선수는 “대학에서 축구하고 사회인으로 훌륭하게 일하는 것도 그 사람의 인생”이라며 “축구는 사회에서 보면 정말 일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어딘가 시니컬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본인의 본업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있었는데요. 그는 “J리그에서 우승해도 사회에 나갔을 때 무엇인가 할 수 있느냐고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런데도 프로 선수가 된 것은 프로가 아니면 사람들에게 전할 수 없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요코하마FC 시절 하야시 선수.(사진출처=요코하마FC X)

요코하마FC 시절 하야시 선수.(사진출처=요코하마FC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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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실력이 이미 뒷받침되고 증명됐기 때문이겠죠. 공부는 비단 전공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듯싶은 게, 경기가 끝나면 영상을 천천히 보고 되돌아보는 작업을 매번 빠지지 않고 한다고 합니다. 다른 스포츠 언론도 “출장 시간이 J리그 1부 신인 선수 중 제일 길다”며 “전술 이해도가 높고 주력을 기반으로 한 빈틈없는 플레이가 특징”이라고 했는데요. 출장 시간은 J리그 1부 신인 선수 중에서 최장입니다.


닛케이는 ‘한 가지 커리어에만 몰두하지 않는 것은 Z세대 선수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는데요. 공부하는 이유는 특기가 아니라 집중하고 앉아있게 만드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라고도 하죠. 어쩌면 ‘수업 빠지고 운동만 시켜야 한다’라는 운동부의 편견을 깨주는 사람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변호사 시험과 J리그의 성적 모두 기대되네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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