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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아이들, 꿈속에서라도 행복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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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004년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여학생을 밀양 지역의 남고생 44명이 약 1년간 성폭행을 한 사건이다.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른 가해자들이 멀쩡하게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이 유튜브 등을 통해 드러나자 사람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처벌 수준, 사적 제재의 적절성 문제를 떠나서 사람들의 격한 반응 뒤에는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피해학생은 그동안 감당하기조차 힘든 고통 속에 있었을 것이다.


[빵굽는 타자기]아이들, 꿈속에서라도 행복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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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나이트메어'는 미성년자들이 겪을 만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들은 학교폭력, 방치, 아동학대 등에 겪고 있는 당사자의 악몽을 없애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아동 또는 청소년을 주 독자층으로 설정했는지 해결방안도 그들에게 친절하다. 역할수행게임(RPG)처럼 주인공들은 꿈속에서 얻은 아이템을 활용해 악몽을 해결한다. 예를 들면 선글라스나 안경을 끼면 보통 사람한테서 보이지 않던 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식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이 책을 읽는 동시에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어 쉽게 읽을 듯하다.

이 책의 주인공들을 보다 보면 소년만화와 같은 모습도 언뜻 나타난다. 뜬금없는 어려움에 직면하지만 서서히 성장하는 인물이 주인공인 만화처럼 말이다. 주인공들의 모습은 상당히 진취적이다. 고등학생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과제이지만 직접 현장으로 뛰어들어 해결책을 찾는다. 이혼 등 가정이 해체되면서 자연스레 방치된 학생의 꿈속은 성인에게도 구역질이 날 정도로 잔인하게 묘사돼 있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선혈이 낭자한 현장에서도 문제의 본질로 접근을 시도하고 해결한다. 아울러 주인공들도 각자 어려운 배경을 지니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치유한다. 한 예로 한부모가정에서 자란 주인공이 끝에는 부모와 화해하게 된다. 성인들은 그러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기특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단점이라면 씁쓸함이 남는다는 것이다.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어린아이를 돕는 방식이 결국 꿈에 들어가는 것밖에 없겠다는 무력감이 든다. 경찰청의 청소년보호활동 플랫폼 유스폴넷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검거자 수는 1만5438명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으로 약 1만1300명으로 줄어든 이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가 하면 2022년에는 2만7971건에 달하는 아동학대가 발생했다. 아동학대 특성상 신고가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더 많은 아동들이 집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외 청소년의 정신건강, 가출, 성 문제 등 너무 많은 어려움이 산재해 있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뿐만 아니라 여아를 납치·성폭행한 '조두순 사건', 피해학생이 학교폭력을 당한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대구 중학생 집단 괴롭힘 사건' 등이 그 예다.


이 책에서는 아동·청소년의 현실이 가시밭길일지라도 꿈에서만큼은 행복하길 바라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최근 벌어지는 아동·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퀘스트, 나이트메어 | 제리안 지음 | 이지북 | 218쪽 | 1만2600원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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