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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디올백은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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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디올백은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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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검사, 줄여서 특검이라는 말은 이미 그 태생부터가 검찰에 대한 불신을 품고 있다. 검찰과 검사를 완전히 믿을 수 있다면 특별검사 제도는 탄생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특검이 등장한 사건은 무엇일까? 비교적 최근 일이기에 꽤 많은 분들이 그 역사적 순간을 목격했을 것이다. 1999년 ‘옷 로비 의혹’ 사건이다.


사건 내용은 무척 간단하다. 지금은 사라진 신동아 그룹 회장이 외화밀반출 혐의를 받게 되자 부인이 남편을 돕기 위해 당시 검찰총장의 부인에게 고가의 명품 옷을 사주었다는 의혹이었다. 금방 실체가 드러날 사건처럼 보였는데 수사 과정이 꼬여만 갔다. 회장 부인 이형자 본인이 언론에 이 사건을 제보하자 검찰총장 부인은 그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검찰총장 부인을 지나치게 비호하면서 의혹이 증폭되었다. 거기에 장관 부인과 명품업체 사장 등등 세간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인물들이 속속 연루되면서 결국 국회 청문회가 열리고 여기에서 증인들이 서로 엇갈리는 진술만 늘어놓으며 헌정 사상 처음으로 특검까지 도입된 것이다. 연일 뉴스를 도배하던 화제성에 비해 결말은 맥 빠졌다. 특검은 재벌 회장 부인이 남편의 구명 활동으로 고위 권력층 부인들에게 로비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건이라고 공식 발표했는데 대검찰청은 ‘실체 없는 로비’라고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해버렸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현재, 이번에는 대통령 부인이 명품백 뇌물수수 의혹에 휩싸여 있다. 김건희 여사를 적극적으로 비호하는 측에서는 이 모든 것이 몰카 공작이며 그녀가 오히려 피해자라는 주장을 한다. 사과할 필요도 없고 디올백은 이미 국고에 귀속되었으니 돌려줄 수도 없다는 논리다. 어쨌거나 국민들이 보기에 아쉬운 점은 있다고 한발 물러서는 입장도 있다. 총선을 위해 김건희 여사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권에서 나온다. 야권에서는 명백한 뇌물수수 행위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더 강경하게,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에 디올백 뇌물수수 의혹까지 포함시키자는 주장도 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25년 만에 다시 특검이 명품 스캔들을 수사하게 된다. 독자 여러분의 의견은 어디쯤 있는지?


대체 디올백이 뭐길래 이 난리냐고 궁금한 분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럴 만도 한 게, 디올 브랜드는 불과 2017년까지만 해도 국내 총 매출이 겨우 수백억원대에 영업이익은 적자를 보던 처지였다. 그러나 2018년부터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작년에는 총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최근에는 영업이익만 매년 수천억원을 찍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명품시장에서 매출 1조원대를 기록한 브랜드는 샤넬과 루이비통밖에 없다. 업계 전문가가 아니기에 이런 폭발적 성장의 이유는 모르겠으나 이번 사건으로 브랜드 지명도가 더 올라간 건 분명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메인 뉴스에서 디올백을 다루고 있으니.


디올백이 무슨 죈가. 잘 나가는 건 죄가 아니다. 뇌물수수가 죄지. 문제의 핵심은 아주 간단하다. 김건희 여사가 디올백을 받은 행위가 뇌물수수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부터 확인하면 된다. 25년 전 명품 스캔들은 개운치 못한 역사로 남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간단한 문제가 어렵게 덮이지 않기를 바라며 사태를 지켜보려 한다. 방송국 피디로서 김영란법의 실제 적용사례도 확인해볼 겸.

이재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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