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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지역 서점의 초대에 응해준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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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갈까" 흔쾌한 응답에 감사
새해 더 열린 태도로 살자는 다짐

[시사컬처]지역 서점의 초대에 응해준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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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영하는 강릉의 작은 서점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작가를 초청하는 행사를 연다. 1박 2일 동안 그의 숙식을 책임져 주면서 이틀 동안 서점에 있게 하고, 그를 만나러 오는 모든 사람에게 그의 책을 나누어 준다. 이야기도 나누고 책에 서명도 하고 함께 사진도 찍는다. 책을 협찬받는 것은 아니고, 책 판매 가격의 정가를 서점과 작가가 절반씩 부담한다. 자신의 돈으로 자신의 책을 사서 나누어 주는 작가, 자신의 돈으로 남의 책을 사서 나누어 주는 서점 주인.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이 행사는 지난여름 김동식 작가를 초청한 이후 김승일 시인, 조기현 작가, 허태준 작가, 강백수 작가가 차례로 방문하며 지속되고 있다.


주로 내가 잘되기를 바라는, 좋은 글을 쓰는 좋은 사람들을 초청한다. 그들은 대개 두 가지의 걱정을 하면서 온다. 1) 한 분도 안 오시면 어쩌지요 저를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2) 그런데 혹시 너무 많이 오시면 어쩌지요 내야 할 돈이 많아질 텐데요. 그러나 두 가지의 걱정이 대개 서로 엇갈린다. 우선 행사를 할 때마다 50~200명의 사람이 방문한다. 작가가 누구든 좋은 작가를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서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작가가 부담하는 돈은 대개 10만원 내외다. 책을 그냥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하고 일어나면서 "뒤에 오시는 10분만큼의 금액은 제가 결제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고, 사서, 장학사, 교사와 같은 분들은 그와의 대화가 마음에 들었다면, 강릉의 청소년들에게도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며 강의 일정을 잡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에게 이 행사를 선뜻 권하긴 어려운 일이다. 강연비를 따로 책정하는 것도 아니고 당신의 돈을 쓰고 가라는 말을 해야 한다. 이번 1월에 모시고픈 작가가 있어서 오래 고민하다가 그에게 연락했다. 대학원생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연구자 선배였으나 연락하는 건 아마도 1년 만이었던 듯하다.


"부원 형, 오랜만이에요. 제가 서점을 열어서 행사를 하려는데 형을…."

"그래 민섭아, 지금 갈까?"


그가 ‘지금 갈까’ 하고 말해 준 그 순간, 참 고맙고 고마웠다. 이게 무엇이라고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았는데, 그는 내가 이름을 부른 그 순간 앞뒤 재지도 않고 그렇게 말해왔다. 그의 앞에서 주저하고 머뭇대던, 작아졌던 나의 마음이 빠르게 회복됐다. 이건 그가 나에게 가진 신뢰와 애정, 뭐 그런 것도 있겠으나, 그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좋은 태도일 것이다. 그에게 이러저러한 행사라고 다시 말하자 그는 그래그래, 내가 갈게, 하고 다시 진심으로 말해 주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초청받는 일이 있다. 흔쾌히 응한다고는 하지만 저렇게 말한 일은 없었다. 아아,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장소는 어디인가요, 대상은 누구인가요, 하는 것을 묻고 나서야, 그럼 가겠습니다, 라고 말해왔다.


새해에는 조금 더, 나의 태도를 돌아보는 말을 하며 살아야겠다. 지금 갈까, 처럼 작아진 누군가를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말들이 있지 않은가. 1월27일부터 28일까지 서점 당신의 강릉에서는 강부원 작가를 초청해 "강부원 작가가 잘되면 좋겠습니다"라는 이름의 행사를 연다. 당신도 그를 만나러 찾아와주길.


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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