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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배기 지식재산]헤어롤 모방해 300만원 벌금…"디자인 권리 지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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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거래 관계서 디자인 소송전 잦아
증거 확보 중요…"고의성 입증해야"
中企 할인, 5만원대 디자인 출원·등록

최근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신상품 디자인을 베껴 모방품을 제조·판매한 인플루언서가 붙잡혔습니다. 2020년부터 3년 동안 정품가액으로 340억원에 달하는 모방품을 판매해 총 24억3000만원의 범죄수익을 챙겼다고 합니다. 디자인 범죄 최초로 범인이 구속되고 범죄수익 전액이 추징보전된 첫 사례입니다.

[알짜배기 지식재산]헤어롤 모방해 300만원 벌금…"디자인 권리 지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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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함부로 모방하는 건 명백한 범죄입니다. 명품업체 등 대기업과 달리 중·소상공인의 디자인은 회사의 대표나 디자이너가 직접 지켜야 합니다. 대기업은 분쟁이 일어나면 대신 처리해주는 법무팀이 있지만, 작은 기업들은 그럴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기업에 다니다가 창업하거나 중소기업으로 직장을 옮긴 디자이너들이 과거 관행을 답습했다가 홍역을 치르는 경우가 잦다고 합니다. 대기업 A사는 자사의 디자인 침해 건을 발견해도 고소·고발하지 않는 게 원칙이었대요. 왜냐하면 소송전이 일어나는 순간 상대 회사를 홍보해주는 격이 되기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A사에서 일하다가 회사를 창업한 B씨는 디자인 분쟁에 맞닥뜨렸고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했나"라고 특허청 특별사법경찰의 질문에 "디자인 출원에 대해 고민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디자이너는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인 권리화에 대한 부분을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특허청은 최근 24억여원의 범죄 수익을 챙긴 기업형 디자인범죄 조직을 검거했다. 김시형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이 지난 14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압수 물품을 공개했다.

특허청은 최근 24억여원의 범죄 수익을 챙긴 기업형 디자인범죄 조직을 검거했다. 김시형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이 지난 14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압수 물품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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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에는 디자인권 침해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기술디자인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 6명이 있습니다. 이른바 '디자인 수사관'입니다. 특허청은 2010년 상표 특사경을 시작으로 특허, 영업비밀, 디자인 침해 사건을 다루는 기술디자인 특사경까지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디자인 수사관들은 디자인 전공이거나 법학박사 학위자, 디자인 기술사 등의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선 경찰보다 디자인에 대한 기본지식뿐만 아니라 관련법의 이해, 디자인 침해 여부를 판단할 심사 능력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 수사관의 연도별 실적을 보면 2021년에 122명, 지난해 166명, 올해 8월까지 181명을 형사입건했습니다.


디자인 고소·고발 사건이 특허청에 접수되면 수사관이 배정됩니다. 수사관은 증거 자료를 수집해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업무를 합니다.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 소속 이형원 팀장과 홍성희·서수민 수사관(사진 왼쪽부터)의 협조를 받아 디자인권 보호·관리의 중요성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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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디자인을 모방…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계약·거래 관계와 같은 지인끼리 디자인 분쟁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 아셨나요? 고객사가 디자인전문업체에 디자인 제작 의뢰를 했다가 계약 체결을 거절한 후 몰래 베끼기도 하고, 도매상이 동종 업계 작은 회사의 디자인을 도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홍성희 수사관은 "디자인은 아이디어를 낸 사람, 시제품을 만드는 사람, 설계를 하는 사람 등 여러 사람이 동참하는 경우가 많아 권리가 복잡해질 수 있다"며 "자신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특허청에 디자인권을 출원·등록하는 것입니다. 주식회사 미소인은 헤어롤과 집게의 기능을 합쳐놓은 독특한 디자인의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2018년에 디자인 출원·등록을 마쳤는데 지난해 C기업이 해당 이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해 시중에 판매했습니다. 미소인은 형사소송을 진행해 승소했고 C기업에는 벌금 300만원이 부과됐습니다.


당시 사건을 맡은 서수민 수사관은 "헤어롤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품은 디자인 등록을 간과하기 쉽지만, 이 사례에서 보듯 디자인 등록을 해야 권리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막연히 비쌀 것 같아 디자인 출원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중소기업은 디자인 출원료·등록료를 각각 70%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5만원대에 출원부터 3년 차 등록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디자인 등록으로 법적 보호를 받은 주식회사 미소인의 헤어롤.  헤어롤과 집게의 기능을 합쳐놓았다. [출처=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

디자인 등록으로 법적 보호를 받은 주식회사 미소인의 헤어롤. 헤어롤과 집게의 기능을 합쳐놓았다. [출처=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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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분쟁 막으려면…증거 남기세요

디자인 등록까지 마쳤다면 혹시 모를 분쟁에 대비해 '증거'를 남겨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협업, 동업 관계를 맺는 순간부터 이메일 등 기록이 남는 수단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두로 이야기하기보다는 문서로 남겨놓는 게 유리합니다. 협업 관계가 도소매 거래 관계가 깨질 경우 디자인 침해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침해 사실을 발견했을 때는 경고장(내용증명)을 발송해야 합니다. 이때 등기우편을 추천합니다. 상대방에게 내 디자인권의 존재 사실을 인지시켜야 합니다. 홍 수사관은 "침해자가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위법성, 고의성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등록된 디자인권의 존재를 알면서도 지속적으로 침해 행위를 반복했을 때 처벌 가능하다는 겁니다.


또한 모방품을 사진으로 찍어놓거나, 언제부터 팔았는지 알아보거나, 판매 수량·금액 등의 정보를 확보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경고장을 받은 후에도 상품 제조·판매 등 침해 행위가 계속 이뤄졌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한편 디자인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디자인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이 있습니다. 디자인 등록을 한 경우엔 디자인보호법으로, 디자인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만든 지 3년 이내의 상품 형태를 모방당했다면 부정경쟁방지법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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