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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만에 구속 풀려난 카카오 김범수…경영 쇄신 다시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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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
계열사 정리·신사업 추진 등 과제 산적
경영 복귀해 쇄신 속도낼 듯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관여한 의혹으로 법정에 구속됐던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풀려났다.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최악의 총수 부재 사태를 맞았던 카카오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계열사 정리부터 신사업 추진 등 중대 과제가 쌓인 만큼 김 위원장은 경영에 복귀해 쇄신의 고삐를 죌 전망이다.


31일 김 위원장은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석 석방된 후 취재진에게 "앞으로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경영 복귀 시기나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사진=이정윤 기자]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사진=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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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위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지난 7월23일 김 위원장이 구속된 지 석 달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며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김 위원장은 곧장 분당에 위치한 자택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곧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법 리스크 장기화로 그룹 전체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구속 전까지 그룹 위기관리를 진두지휘했던 만큼 공백이 큰 상황이다. 카카오는 보석 청구서를 제출할 당시 "김 위원장의 경영 복귀가 절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김 위원장이 그룹 개편 작업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138개였던 카카오 국내 계열사는 올해 6월 말 기준 125개로 반년 사이 13개가 줄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부재로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지면서 현재 122개까지 감소하는 것에 그쳤다. 최근 카카오는 본사 인공지능(AI) 조직 개편 과정에서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사진 판독 서비스 조직을 별도 법인(씨엑스알랩)으로 분할한 후 매각을 결정했다. 이 외에 그룹 차원에서 카카오VX 등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겹치는 사업을 정리하는 경영 효율화 작업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 조만간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산하 위원장이 참석하는 그룹협의회를 소집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17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날 임시 회의를 소집해 그룹의 핵심 과제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사업 방향을 밝힌 AI 신사업에도 힘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지난 22일부터 3일간 개발자 콘퍼런스인 '이프 카카오 2024'를 열고 새로운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했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서비스 성공 여부와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만큼 이를 잠재우고 추진력을 더하는 게 필요하다.


내부 구성원을 다독이는 것도 과제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 가입률은 최근 50%를 돌파했다. 재택근무제를 부활시키자는 노조 요구에 사측에서 코어타임제(집중 업무 시간제)도 필요하다고 맞서면서 내부 갈등이 점화됐다. 근무제 외에도 인사평가제 등 제도 개편을 두고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노조 가입이 늘었다. 이와 함께 카카오 노조는 지난 8월 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된 후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다만 김 위원장과 경영진들의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완전한 경영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 보석 석방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각종 활동에 제약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향후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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