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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10년새 영향력 반토막…R&D투자 소홀하면 '일본꼴' 못면한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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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붕괴 후 R&D 투자 소홀
최근 우주 로켓 연이은 실패
네이처 인덱스 순위·비중 추락

"일본이 과연 한국과 중국 등 지역 라이벌들과의 과학 연구개발(R&D)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질문이다. 이 학술지는 지난 9일(현지 시각) 일본 특별판(Nature Index - Japan)을 발행했다. 한때 세계적 기술 강국이었던 일본이 최근 주요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자 다시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이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일본은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만 24명이 넘는 과학기술 강국이다. 한국이 일본을 넘본다는 건 그동안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상 징후가 뚜렷하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첨단 기술 R&D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본은 2021년 네이처가 국제 유력 학술지 82개에 발표된 논문 실적을 바탕으로 집계한 국가별 연구 실적 순위에서 3185점으로 5위에 그쳤다. 선두 주자인 미국(1만9857점), 중국(1만6753점)에 크게 뒤졌다. 경제 규모가 더 작은 독일(4845점), 영국(3755점)보다도 저조했다. 특히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6%에 불과해 2015년 21.4%보다 대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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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과 이달 초 연거푸 우주 로켓 발사에 실패한 것도 이상 징후 중 하나로 여겨진다. 우주 로켓은 물론 실패가 흔하다. 그러나 일본이 특정 분야에서 잇따라 쓴맛을 보는 일은 드물었다. 한 분야에 집중해 무슨 일이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장인 정신’의 소유자들이지 않은가. 두 번 연속 실패는 익숙지 않은 모습이다. 게다가 우주 로켓 기술은 기초ㆍ첨단 분야 기술력의 집약체이다. 최근 일본 과학기술의 전반적 침체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본 과학 기술이 흔들리는 이유는 30년째 이어진 버블 붕괴의 여파로 장기간 R&D 투자에 소홀했기 때문으로 꼽힌다. 디지털화의 지체로 세계적 흐름에 뒤처졌다. 장인 정신도 ‘뜻밖의’ 걸림돌이 됐다고 한다. 현장과 고객의 요구보다는 장인들의 자존심과 고집이 기술적 진보를 방해하고 있다. 유학도 잘 가지 않아 연구 생태계의 ‘갈라파고스화’가 진행됐다. 일본 젊은 연구자들의 열악한 처우도 문제다.


일본 정부도 최근 R&D 투자를 늘려 과학기술 산업화 성과를 내는 한편 연구자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에 나서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가 동부 유명 사립대학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모방해 최근 10조엔(750억달러) 규모의 재정을 대학들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 과학기술이 전환점을 돌았는지는 불명확하다. 네이처는 일본 특집판에서 "자유로운 연구 보장과 충분한 혜택을 제공하느냐가 과제"라며 "현금 지원보다 좀 더 복잡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디지털화 진전을 통해 AI 혁명을 따라잡지 못하면 일본이 그나마 앞섰던 분야에서도 현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일침이다.


일본의 사례는 한국에게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경기 침체를 핑계로 R&D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면 ‘일본 꼴’ 못 면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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