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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굴곡진 기회의 땅에 그리는 미래…인니 신수도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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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장관 등 원팀코리아 '누산타라' 방문

KTX를 타면 서울에서 행정수도인 세종시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달랐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2시간가량 비행기를 타고 보르네오섬 발릭파판으로 이동, 여기서 또 2시간 넘게 차량으로 움직여서야 동부 칼리만탄의 '누산타라(Nusantara)'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인니가 수도 이전을 추진 중인 지역이다.

식수·접근성·균형발전 갖춘 신수도 예정지 '누산타라'

인도네시아 신수도가 들어서는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주 '누산타라'에서 대통령궁 건설을 비롯한 1단계 공사가 진행 중이다. / 사진=노경조 기자

인도네시아 신수도가 들어서는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주 '누산타라'에서 대통령궁 건설을 비롯한 1단계 공사가 진행 중이다. / 사진=노경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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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원팀코리아 수주지원단이 지난 18일 오후 누산타라를 방문했다. 외국 고위급 인사가 누산타라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활하게 펼쳐진 초록 나무들 사이에서 흙을 파내고 있는 포크레인과 건물을 올리기 위한 타워크레인이 적잖이 보였다. 대통령궁과 신화 속의 새이자 인니 국장인 '가루다' 모양의 대통령 집무실 등을 건설하는 1단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대통령궁은 지하 1층~지상 4층 높이로 지어진다. 궁 앞에는 의식을 치르는 공간이 마련되고, 집무실 뒷편으로 정부청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 도로들과 연결되도록 궁이 있는 블록에서부터 두 갈래로 국도도 낸다. 각각 2.9㎞, 3.2㎞ 길이다.

대지는 고르지 않고 굴곡졌다. 그럼에도 인니 정부가 이 지역을 새 수도로 선택한 이유는 식수 등 물을 끌어와 쓸 수 있고, 인니 전역 어디든 2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동-서 간 균형 발전도 이유 중 하나다.


앞서 바수키 하디물로노 인니 공공사업주택부 장관은 한국 기자들과 만나 "동칼리만탄주로 수도 이전을 결정한 것은 경제 균형 개발을 이루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국내총생산(GDP)의 60%가 서부 자바섬에 집중돼 있다.


식수 공급이 가능한지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자카르타 지반 침하가 수도 이전의 가장 큰 원인인데 이는 낮은 상수도 보급률에서 기인한다. 대신 지하수를 많이 뽑아써 지반이 내려앉는 것이다. 비가 예년보다 많이 온 것도 아닌데 바닷물이 제방을 넘어와 마을을 삼키는 일이 2007년, 그리고 10년 후에 또 발생했다. 이에 인니 정부는 수도 이전 정책을 내놨고, 코로나19 여파로 예산 집행 등이 미뤄졌다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다이아나 쿠수마스투티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 주거개발총국장이 신도시 개발 원점에서 대화하고 있다. / 사진=노경조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다이아나 쿠수마스투티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 주거개발총국장이 신도시 개발 원점에서 대화하고 있다. / 사진=노경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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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나 쿠수마스투티 인니 공공사업주택부 주거개발총국장은 사업 부지에 대해 "본래 지형적으로 높낮이가 크다. 이런 지형을 과제라기보단 잠재적 기회로 삼고자 한다"며 "경사지는 흙을 덮어 식물을 심는 등 환경 보전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총 40조원 규모로 2045년까지 5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내년까지 5조원 이상을 들여 1단계 기본 인프라와 주요 건축물을 완공하고, 2단계부터 5년 단위로 추진한다.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은 새 대통령궁 터에서 두 차례 야영을 했다고 한다. 자신이 새로 살 집에서 야영을 하는 것이 자바인의 풍습이라고 다이아나 국장은 설명했다.


신수도 개발 원점에서 원 장관은 "단순히 '공사를 따서 돈을 벌겠다'는 데서 그치지 말고 인니가 미래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의 고민을 함께 하고, 인프라 투자 및 기술 인재를 키우는 것도 우리의 일이다"라며 "가족애를 갖고 접근해야 우리의 역할이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누산타라로 공급되는 물, 수자원공사가 깨끗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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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도 사업지에서 약 20㎞ 떨어진 곳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탄소중립 정수장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인니 측 요청에 따라 상수도 인프라 구축, 스마트 물관리 이전 등을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당초 2027년까지로 예정됐으나 인니 정부가 대통령궁이 들어서는 내년까지 사업을 완료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처에서는 댐이 건설되고 있었는데 이 댐은 올해 8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공사 관계자는 "접경지역에서 물을 끌어와 댐을 이용할 수 있고, 하루 3만톤 규모의 물이 정수장을 거치면 15만~20만명에게 공급된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이란 태양광 발전설비와 인공지능(AI)을 통해 유입-유출 탄소량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수 처리에 들어가는 에너지원을 신재생으로 자체 생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공사가 인니의 기술 개발 및 인재 양성을 도울 것을 당부했다. 원 장관은 "지금은 한국에서 공사가 한밭대와 함께 운영 중인 물관리 전문가 과정을 인니 관계자들이 와서 배우도록 하되, 이후에는 현지에 적정한 규모로 대학을 만들어 고급 기술을 가르치자"며 "아세안 전체로 갈 수 있는 거점을 인니에 두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공사 관계자는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인니 정부 요청에 맞춤형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함께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신도시 '누산타라' 개발 조감도 / 이미지제공=인니 공공사업주택부

인도네시아 신도시 '누산타라' 개발 조감도 / 이미지제공=인니 공공사업주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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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산타라(인도네시아)=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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