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 조합이 층고(층수) 상향을 추진한다. 다음 달 서울시가 아파트 '35층 룰' 폐지를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하면 주민 투표를 실시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오득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장은 6일 "사업 기간이 6개월은 더 걸릴 수 있지만, 동 간 거리가 넓어지고 경관도 훨씬 나아지기 때문에 층고 상향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용적률은 변함없이 적용돼 아파트 높낮이를 다양하게 할 뿐 일반분양 가구 수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조합이 기다리는 35층 룰 폐지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4년 도입한 한강변 아파트 35층 높이 제한의 폐지를 말한다. 반포주공1단지 인근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옛 신반포1차)와 래미안원베일리(옛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는 규제를 적용받아 최고 35층으로 지어졌다.
오 조합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인건비 등이 많이 올라 주민 찬·반 투표를 거칠 예정"이라면서도 층고 상향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다만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이 공사 기간 연장으로 비용 부담을 겪는 상황을 지켜본 만큼 조합원들을 잘 설득하고, 의견을 충분히 모으겠다는 각오다.
현재 석면 해체 완료 단계인 1·2·4주구는 연말까지 지상 건물 철거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임대 포함 총 5002가구의 새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당초 계획한 5335가구보다는 줄었지만,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3주구 재건축(2091가구)까지 더하면 반포주공1단지는 총 7000가구가 넘는다. 게다가 역세권에 한강변 입지여서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가격 하락세에도 크게 휩쓸리지 이유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면적 140㎡는 지난 9월 73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용 106㎡는 지난달 52억3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4월·54억5000만원)보다 2억원 넘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10~11월 실거래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오 조합장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다수 조합이 층고 상향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더 좋은 환경의 재건축 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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