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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입] ⑤"신입 친화적 카카오가 삼성보다 인기"…일터 바뀌어야 인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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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입'에 응답하라…스스로 변화 나선 기업들

구태 벗어내고 수평적 문화 확산
공정한 기회·워라밸은 기본
롯데, 기수문화·순혈주의 타파
현대차, 타운홀미팅·자율복장 정착

신입들, 회사 선택기준 '성장'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 운영
벤처기업, 구직자에 채용 이메일
멘토링 통해 고충 듣고 발전 돕기도

[요즘 신입] ⑤"신입 친화적 카카오가 삼성보다 인기"…일터 바뀌어야 인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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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김보경 기자] # "대학생 취업 선호도 조사에서 삼성전자 가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IT업계에 밀리고 있다." "회사의 고민과 미래 준비를 공유하겠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사장단이 마련한 직원들과의 소통 간담회(토크 투게더)에서 나온 얘기다. 최윤호 경영지원실장(CFO)을 비롯해 한종희·노태문·이재승·전경훈 사장, 김용관 부사장 등 삼성전자 세트 부문 사장단 앞에서 거침없는 얘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 '요즘, 신입'을 중심으로 급여와 성과급, 조직 문화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경영진이 직접 두팔을 걷고 대화에 나선 자리에서다.


기업들이 변화의 물살에 하나둘 몸을 싣고 있다. '공정한 기회'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주장하는 요즘 신입들의 목소리에 선배들도 힘을 보태며 수평적 문화가 확산됐고 구태에 대한 거침없는 지적들에 자율적인 사내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며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업을 막론하고 화두다.

◆바꿀 수 없는 가치 '공정'

우리 기업 문화의 근간이었던 공채와 기수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최근 상시 채용을 도입한 롯데그룹은 "기수를 폐지해 조직 내 잔존해 있는 기수 문화 및 순혈 주의를 타파하고 보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조성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엔 대리급 20~30대 직원을 주축으로 40여개 계열사에서 각 5명 내외를 선발해 운영되는 '주니어보드'가 있다. 솔직한 현장의 목소리를 대표이사까지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SK이노베이션 은 지난해 12월 구성원 주도로 '성장'에 초점을 둔 HR 제도 전면 개편에 나섰다. 제도를 개선할 클랜(동일한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모임을 일컫는 말)을 공개 모집했다. 이를 통해 재택근무를 근무 형태로 상시화하고, 이를 위해 모바일 기반 업무관리시스템 '오웍스'를 도입했다. 함께 신설한 '오잡스'는 이동 수요가 있는 조직이 포스팅을 실시하면 구성원이 자유롭게 지원하는 제도다.


◆워라밸은 기본

현대차 는 2018년 경직된 조직문화, 일하는 방식, 업무 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담당팀을 신설했다. 3년이 지난 현재 거점 오피스를 탄생시킨 '타운홀 미팅'을 비롯해 '자율복장', '점심시간 확대' 등을 정착시켰다. 삼성전자 역시 같은해 개발과 사무직 대상으로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직원에게 근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유연근무제'를 실시했다. 제조 부문은 에어컨 성수기 등에 대비하기 위해 3개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신세계 그룹은 같은해 '주 35시간 제도'를 도입했다. 오전 9시에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해 하루 7시간을 근무한다. 사내에선 제도 도입 이후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고 일과 삶의 균형도 더욱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 관계자는 "근무 시간은 줄었는데 생산성은 오히려 늘었다"며 "할 일을 집중해 끝내고 시간 내 눈치 안보고 퇴근하는 것이 회사나 직원 모두에게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눈치 보지 않는 휴가' 역시 '요즘, 신입'의 화두다. CJ제일제당은 골든 브릿지, 골든 위크를 도입해 징검다리 연휴에 전 직원을 일단 연차 처리한 후 일할 사람만 신청해 나오도록 하고 있다. 12월 크리스마스 연휴부터 1월 연휴까지 한 주간 역시 동일한 기준으로 일할 사람만 나오도록 했다.


◆인재 키워주는 곳인지 따지는 신입들

요즘 신입들에게 회사 선택의 기준 중 하나는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곳인가 하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응답은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을 통해 독립 스타트업 52곳을 배출했다. 회사를 떠나 스타트업을 창업한 직원만 182명에 달한다. 이들은 총 7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416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성과를 냈다.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독립된 근무공간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하고 분사 후 5년 내 희망할 경우 다시 입사도 할 수 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말 사내벤처 프로그램 'LEG 어드벤처'를 도입, 비대면 패션 플랫폼을 구축한 사내벤처를 분사했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자기개발을 중요시하는 MZ세대를 위해 국내외 IT 업체 유명인사를 초빙해 성공 경험과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세미나 '마스터 클래스'를 매달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대일 멘토링 나서는 기업들

스타트업들은 대기업보다 발빠르게 '요즘, 신입 친화적' 기업 문화를 갖췄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대표적인 예다.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 하는 11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의 행동강령에는 권위주의에서 벗어난 수평적 조직문화를 엿볼 수 있다. 행동강령에는 '실행은 수직적, 문화는 수평적', '휴가나 퇴근시 눈치 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등이 있다. 회의 때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토론하는가 하면 매주 경영진과 구성원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우아한 수다타임'도 운영하고 있다.


벤처기업들이 우수 개발자 채용을 위해 한껏 몸을 낮춘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구인 공고만으론 우수한 인재를 뽑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임원이 유튜브를 통해 기업을 적극 홍보하는가 하면 구직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채용 제안을 하기도 한다. 원하는 연봉 수준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비전, 기업 문화, 복지 제도 등 다방면에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보상'과 '성장'을 동시에 원하는 요즘 신입들의 성향에 맞춰 인사 시스템도 변화 중이다.


플랫폼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 A씨는 "요즘 신입들은 자신이 이 회사에서 얼마나 성장 가능한지, 지속적으로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를 따져본다"며 "한달에 한번씩 일대일 멘토링을 통해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발전을 돕는다"고 말했다. AI 기술 기업 대표 B씨는 "직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문화를 만들기 위해 세세한 경영활동과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인재 개발을 위해 직급제, 호봉제도 없애고 인사 시스템을 개인 맞춤형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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